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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혀 두었던 여행 기록을 펼친다.
작년 가을, 밀양댐 위에는 코스모스가 끝없이 피어 있었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꽃들이 물결처럼 흔들렸고, 나는 그 물결 속에서 오래 머무는 법을 배웠다.
코스모스는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가을 햇살 아래 모여 있는 모습은 장엄했다.
꽃잎마다 스며 있는 빛과 바람이 그날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잠시 머무는 순간조차 충분히 아름답다는 것을 그날의 가을이 가르쳐 주었다.
시간은 흘러 또 다른 가을이 왔다.
앨범 속에 잠들어 있던 장면들이 다시 나를 불러낸다.
그 기억은 단순한 여행의 흔적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눈을 바꾸어 놓은 작은 울림이었다.
올해도 그 길을 다시 걷고 싶다.
꽃이 만발한 언덕에 서서 내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를 묻고 싶다.
코스모스 사이에서 다시 들려올 속삭임을 기다리며,
나는 또 다른 가을을 향해 천천히 길을 내고 있다.
본명: 김명수
신장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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