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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에 스민 시간
― 차밭골에서
차밭골 언덕 위, 푸른 하늘에 수백 장의 시가 깃발로 걸려 바람에 흔들린다.
햇살은 고요히 깃발을 감싸고, 바람은 언어를 실어 끝없이 흘려 보낸다.
그 사이 내 글 세 편도 바람을 따라 흔들리며, 하늘빛 속에 스며든다.
깃발은 결코 정지된 존재가 아니었다.
흔들릴수록 더욱 빛났고, 바람에 젖을수록 더 깊어졌다.
시는 종이 위에 머무르지 않았다.
바람과 하늘 속에서 다시 태어나며, 존재의 의미를 새롭게 물었다.
오늘도 깃발은 쉼 없이 흔들리며 묻는다.
글은 어디에서 살아 숨 쉬는가.
존엄은 어디에 머무는가.
그리고 인간의 언어는 왜 흔들림 속에서만 진실을 드러내는가.
대답은 바람 속에 있었다.
흔들림을 두려워하지 않는 언어,
빛을 품은 깃발처럼,
시는 하늘에 그려진 철학의 풍경이 되었다.
본명: 김명수
신장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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