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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내리는 순간, 공기를 밝힌 것은 바람도 햇살도 아닌 한 사람의 미소였다.
발화가 되지 않아 늘 침묵 속에 머물러 있던 얼굴에서 피어난 첫 웃음이었다.
열 해가 넘는 인권 점검의 길 위에서 처음 만나는 환한 표정, 그 웃음은 말보다 분명하고 선언보다 강렬했다.
존재가 스스로를 드러내는 찬란한 빛처럼 내 마음을 흔들었고, 가슴은 뜨겁게 젖어 들었다.
점심 식탁은 하나의 화폭처럼 펼쳐졌다.
노릇하게 볶아낸 볶음밥은 햇살의 따스함을 품고, 불꽃의 흔적이 남은 닭꼬치는 저녁노을을 닮아 있었다.
커다란 훈제 닭 다리는 숲의 향기를 품었고, 오징어와 소고기는 바다와 대지의 힘을 전해주었다.
그 사이사이 파인애플의 노랑과 양파구이의 투명한 겹이 어우러져, 식탁은 생생한 정물화처럼 빛을 머금고 있었다.
모두가 한 입 한 입 음식을 맛보며 눈빛을 반짝였다.
말은 없었지만, 표정과 몸짓만으로도 충분했다.
그것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살아 있음의 기쁨을 확인하는 의식이었다.
그때 한 사람이 팔을 앞으로 내밀며 식판을 막았다.
더는 먹지 않겠다는, 이제 충분하다는 단호한 몸짓이었다.
소리를 대신한 이 작은 제스처 속에는 자기 인식의 힘이 있었다.
“나는 내 욕구를 알고, 스스로 선택한다.” 침묵 속에서 피어난 그 선언은 존엄 그 자체였다.
이번 자원봉사는 봉사의 이름을 넘어선 시간이었다.
누군가를 돕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치유되는 경험이었다.
미소와 몸짓이 내 안에 무뎌진 감각을 흔들어 깨우고, 인간의 존엄이 무엇인지를 다시 일깨워주었다.
봉사는 일방의 베풂이 아니라, 서로의 빈 곳을 마주하며 함께 채워가는 만남임을 새삼 알게 되었다.
그날의 기억은 한 폭의 그림처럼 내 마음에 남아 있다.
미소는 햇살이 되고, 음식은 풍경이 되었으며, 몸짓은 노래가 되었다.
언어를 넘어선 그 풍경은 지금도 내 안에서 은은히 빛난다.
그것은 단순한 하루가 아니라, 삶이 내게 건네준 가장 소중한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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