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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말한다.
더 빠르게, 더 높이, 더 멀리 가야 한다고.
또 누군가는 말한다.
지금이 아니면 늦는다고.
나는 그 말들을 믿었고,
한때는 나도 애벌레들 사이에서
앞만 보고 올라가기만 했다.
하지만 꼭대기에 서 보니
높이 오른다고 해서
진짜 세상이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곳에는 꽃도, 햇살도, 향기도 없었다.
오직 서로의 등을 딛고 선 외로움만 있었다.
그래서 나는 조용히 내려왔다.
어쩌면 포기라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그것이 나만의 길로 돌아오는 길임을 알았다.
세상은 멈추는 걸 두려워한다.
멈춘 이를 게으르다 하고,
기다림은 낙오라 부른다.
하지만 진실은 다르다.
멈춤은 가장 깊은 움직임이다.
고요한 시간 속에서야
진짜 변화가 시작된다.
나는 지금 고치 속에 있다.
어둡고 조용한 그 안에서
나의 날개는 천천히 자라고 있다.
꽃이 기다림 속에 피어나듯
존재도 그러하다.
서두르면 꽃잎은 찢기고
조급하면 날개는 구겨진다.
진정한 피어남은
속도와 경쟁의 언어로는 설명할 수 없다.
그것은 존재의 결을 바꾸는 일,
나를 한 번 버리고 다시 태어나는 일이다.
나는 아직 고치 속에 있다.
하지만 그것은 멈춤이 아니다.
곧 다가올 내 안의 봄을 기다리는 시간이다.
꽃은 고요한 시간을 거쳐
비로소 그 빛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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