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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에서 갓 지은 밥은 아직도 살아 숨 쉰다.
고슬고슬한 밥알 하나하나에,
어머니의 손길과 햇살의 온기가 배어 있다.
맑은 녹차물이 그 위에 살며시 내려앉는다.
녹차는 바람이 전해 준 푸른 이야기,
시간의 무게를 잔잔히 품은 자연의 선물이다.
그리고 그 위에 얹힌 보리굴비 한 점,
바다를 오래 품은 채,
보리 이불 속에서 바람과 햇빛의 입맞춤을 받아
스스로 깊은 맛으로 태어났다.
밥과 녹차, 굴비가 한 그릇 안에서 만난다.
이 작은 식탁은
마치 바다와 들판, 시간과 기억이 손을 맞잡는 자리 같다.
첫 입에 바다의 짭조름함이 밀려오고,
녹차의 은은한 떫음이 속삭인다.
밥알 사이로 스며드는 이 고요한 향기들은
내 마음 깊숙이 스며들어 오래된 그리움을 일깨운다.
삶도 그렇다.
뜨겁고 고소한 밥처럼,
서로를 품고 안아줄 온기를 가진 존재로,
때론 쓴 녹차처럼
쓴맛과 떫음을 견뎌내며
그 안에서 더 깊은 빛깔로 자라나는 존재로.
한 숟갈 뜨는 그 순간,
나는 다시금 깨닫는다.
바다도, 시간도, 그리고 나도
녹차에 절여진 그 맛처럼
오랜 기다림과 사랑으로 단단해진다는 것을.
이 밥 한 그릇은
세월의 조용한 노래이고,
마음 한 켠에 깊게 스며드는
가장 따뜻한 위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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