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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약속
김보나 조회수:516 118.38.34.17
2025-06-25 14:17:47

가방을 닫으려 손끝을 가져갔을 때,

지퍼 끝에 작은 하트가 살며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말없이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눈에 보이지 않아도 언제나 나를 지켜온 흔적이었다.

 

그걸 가장 먼저 발견한 건 손녀였다.

할머니, 하트야.”

작은 손끝이 그것을 가리키며

세상의 무게가 한순간 가벼워지는 듯했다.

아이의 맑은 눈동자에 담긴 빛이

내 마음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다.

 

그리고 아이는 덧붙였다.

할머니, 천 살까지 살면 좋겠다.”

 

천 살.

그 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다.

시간을 넘어선 사랑의 약속이었고,

고통과 기쁨을 아우르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명의 노래였다.

 

나는 안다.

천 살을 산다는 것은

천 번의 어둠을 견디고,

천 번의 새벽을 맞이하며,

천 번 무너져도 다시 일어나는

사랑의 불꽃을 지켜내는 일이라는 것을.

 

하트는 숨었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마음 한켠에 자리한 그 사랑의 흔적은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삶을 비추는 등불이 되어 줄 것이다.

 

아이의 맑은 목소리가 아직도 내 귓가에 울린다.

할머니, 천 살까지

 

나는 그 말을 가슴 깊이 새기며,

숨은 하트처럼,

사랑 또한 시간을 넘어

조용히 그러나 결코 사라지지 않는 존재로

영원히 우리 안에 머무르리라 믿는다.

 
본명: 김명수
신장장애
areadableb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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