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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존재의 가장 내밀한 귀환
보나김 조회수:600 221.152.170.188
2025-05-07 11:23:04

시간이 흐른다기보다, 스며든다.

해야 할 일의 목록을 내려놓고,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괜찮은 나를 허락한다.

 

늦잠은 단순한 잠이 아니다.

세상에 끌려다닌 육신이,

마침내 나라는 이름의 안식처에 닿는 순간이다.

밀린 집안일을 하나씩 마주하는 건,

단지 정돈이 아니라

내면의 소란을 조용히 눌러주는 의식이다.

 

책을 펼치고 한 문장을 곱씹는다.

그 문장 속에서 나를 오래 바라본다.

미뤄진 강의 준비도,

지식을 채우는 노동이 아니라

다른 생과 접속하기 위한 문지방이 된다.

 

쉼은 단절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더 깊이 포용하기 위한

존재의 숨 고르기이며,

세상과 다시 사랑에 빠지기 위한

은밀한 예행연습이다.

 

글: 김보나
본명: 김명수
신장장애
areadableb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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