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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손녀를 위한 인형을 만들었다. 아니, 실은 그것을 만들며 나는 내 삶을 다시 짜내고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바늘과 실, 뒤틀리고 엉킨 코들을 바라보며 나는 아이가 태어난 날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한 땀 한 땀 되새겼다.
손녀가 세상에 나온 날, 내 가슴에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그 작은 존재가 품에 안겼을 때, 시간의 속도가 달라지는 듯했다.
하루하루가 소중한 선물이 되었고, 그녀를 위한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 주고 싶었다. 마치, 실을 한 올 한 올 엮으며 내 사랑을 손에 잡힐 만큼 선명한 형태로 남겨두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처럼.
나는 실을 골랐다.
부드럽고 따뜻한 색을, 아이의 살결을 감싸듯 포근한 촉감을. 실을 만지는 순간, 내 기억 속에서도 조용히 한 장면이 펼쳐졌다.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가 정성 들여 떠주셨던 스웨터. 그 안에 담긴 사랑이, 시간이 흘러 내 손끝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바늘을 쥐고, 실을 엮으며 나는 수없이 실수를 반복했다.
풀고 다시 뜨고, 손끝이 아려올 만큼 집중하며 단 하나뿐인 인형을 완성해 갔다.
손녀를 생각하며 만들었지만, 어쩌면 나는 내 마음속 어린 나를 위로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완성된 인형을 손녀의 작은 손에 쥐여주던 날, 아이는 말없이 오래도록 바라보더니 환하게 웃었다. 그러고는 내게로 와 품에 안겼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이 인형이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온 시간과 다가올 시간을 엮어준다는 것을.
이제, 아이가 자라는 동안 인형도 함께 낡아갈 것이다. 실이 닳고 색이 바래도, 그 안에 깃든 사랑만큼은 영원히 남아 있겠지.
나는 다시 바늘을 든다. 또 다른 사랑을 짜 넣으며, 그녀의 삶에 작은 흔적을 남기기 위해.
본명 김명수
신장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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