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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에 걸린 미나리 한 묶음.
말없이 다녀간 손길이 있었다.
누군가의 마음이 여기에 담겨 있다.
나는 그 마음을 한 줄기 한 줄기 손에 쥐며,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싱크대 앞에 서서,
찬물에 미나리를 담갔다.
물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초록빛,
부드러운 줄기가 손끝을 스친다.
이 미나리를 누가 내게 건넸을까.
서로의 말을 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정해진 순서대로 삶이 이어져 가는 것을
그 손길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끓는 물에 미나리를 살짝 데치며
봄의 향기가 퍼져 나갔다.
뜨거운 김 속에 숨어 있던 향,
내 뇌리에 맴도는 그리운 느낌.
양념을 준비하며 나는 다시
어머니를 떠올렸다.
어머니는 봄이면 미나리 한 묶음을 사 오시곤 했고,
윗잎은 따로 전을 부쳐 먹었다.
어머니의 손끝에서 나오는 그 맛,
그 온기가 지금, 이 미나리에서 다시 느껴진다.
한쪽에 따로 남겨둔 미나리의 윗잎은
그대로 전을 부쳤다.
기름에 지글지글,
노릇하게 익어가는 소리가 부엌에 퍼졌다.
한입 베어 물자,
바삭한 전의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그 고소한 맛이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하게 느껴졌다.
누군가가 문 앞에 두고 간 미나리,
그 정은 말없이 전해졌고
나는 다시 말없이 그 마음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 없이
미나리전 한 조각을 그 사람을 떠올리며
입안에 담았다.
세상에 말이 없어도,
이렇게 마음은 잘 전해지는 법.
문을 열고,
초록빛이 가득한 오늘을,
이 따뜻한 기억을 가슴에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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