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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라는 이름 내면의 성채
김보나 조회수:616 118.235.82.115
2025-02-14 15:08:57

바람이 불었다. 나는 그 바람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지 못했지만, 그것이 나를 스쳐 지나가는 동안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리라는 예감을 가졌다. 바람은 자유의 상징이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며, 때로는 무언가를 휩쓸고 가기도 하고, 때로는 부드럽게 감싸안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에게 자유란 무엇인가? 우리는 바람처럼 살 수 있는가?

 

A. A. 롱이 해석한 에픽테토스의 철학을 읽으며 나는 내 안에 자리한, 보이지 않는 감옥을 발견했다. 그것은 철창도, 두꺼운 벽도 아닌, 오로지 나의 생각과 감정으로 이루어진 감옥이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수많은 기준과 기대 속에 갇힌다. ‘이렇게 살아야 한다’, ‘저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질문들이 우리의 자유를 조용히 잠식한다. 마치 바람이 아닌, 무거운 공기가 폐를 짓누르듯.

 

통제할 수 없는 것과 통제할 수 있는 것

 

에픽테토스는 말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를 노예로 만든다.”

나는 한동안 이 말을 곱씹었다. 내가 과거에 붙들려 괴로워했던 순간들, 타인의 시선에 의해 흔들렸던 감정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스스로를 가두었던 기억들. 그것들은 전부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에 반응하느라,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법을 잊고 있었다.

 

우리는 종종 과거에 의해 정의되고, 미래에 의해 조종당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머무는 곳은 오직 현재뿐이다. 그렇다면 지금, 바로 이 순간을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에픽테토스는 그것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삶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고, 바꿀 수 있는 것나의 생각, 나의 태도, 나의 선택을 단련하는 것.

 

나는 오랫동안 내 몸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꼈다. 신장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투석받았고, 결국 이식 수술을 받았다. 내 몸을 온전히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과연 나는 자유로울 수 있는가? 과거의 나였다면, 분명 스스로를 운명의 피해자로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내 몸의 상태를 통제할 수 없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갈지는 내 선택이라는 것을.

 

운명과 화해하는 법

 

스토아 철학은 흔히 냉정하고 감정 없는 태도를 강조한다고 오해받는다. 하지만 에픽테토스가 말하는 운명 수용이란, 단순히 무기력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이 상황에서도 나는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나는 투석을 받던 날들을 떠올렸다. 내 몸은 병원에 묶여 있었지만, 나는 그 시간을 독서와 글쓰기로 채웠다. 수술을 마친 후에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인간의 자유는 공간적인 개념이 아니라, 내면의 성채를 어떻게 쌓아 올리는가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기

 

우리는 모두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아니다. 하지만 그것에 지배당하지 않을 수는 있다. 에픽테토스는 말한다.

네가 다른 사람이 너를 어떻게 보느냐를 신경 쓰는 순간, 너는 이미 그 사람의 노예가 된 것이다.”

 

나 또한 타인의 평가 속에서 길을 잃었던 적이 있다. 내가 강연자로 서는 순간, 어떤 사람은 내 말을 경청하지만, 어떤 사람은 무심하게 창밖을 본다. 그럴 때마다 나는 저 사람은 왜 내 이야기에 관심이 없을까?’ 고민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내 이야기에 집중할지 말지는 그 사람의 몫이고, 나는 나의 말과 진심을 전하는 데 집중하면 된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다른 방향의 바람을 맞으며 살아간다. 어떤 바람은 시원하고, 어떤 바람은 쓰라리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바람을 맞으며 우리가 어떤 자세로 서 있는가이다. 남의 시선을 두려워할 것인가, 아니면 내가 가야 할 길을 따라갈 것인가.

 

진정한 자유를 향하여

 

A. A. 롱의 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는 단순한 철학서가 아니라, 삶의 태도를 바꾸는 하나의 길잡이다.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것들로 인해 괴로워하는 대신,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을 단련하는 삶. 그것이 에픽테토스가 말하는 자유이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자유다.

 

이제 나는 안다. 바람처럼 살 수는 없지만, 바람을 맞이하는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의 시작이라는 것을.

본명: 김명수
신장장애
areadableb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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