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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만난 바다와 시장의 숨결
김보나 조회수:685 118.235.83.156
2025-01-13 15:10:32

겨울 아침, 남편과 함께 차를 타고 포항으로 향했다.

부산에서 포항까지의 길은 마치 한 권의 여행 에세이처럼 펼쳐졌다.

햇살은 창문 너머로 우리를 따라왔고,

바다는 멀리서도 끊임없이 손짓했다.

 

차 안에서는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

하지만 침묵 속에도 따뜻한 공기가 감돌았다.

오랜 세월을 함께 걸어온 부부에게

때로는 말보다 더 깊은 이해가

창밖 풍경처럼 흘러가는 것이었다.

 

고속도로를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풍경 속에서

나와 남편은 문득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삶의 굴곡, 함께 넘었던 고비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을 지탱해 준 소소한 웃음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또 다른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포항에 도착하니 바다의 향기가 코끝을 찔렀다.

죽도시장 입구에 서니 세상이 더 활기차게 느껴졌다.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상인들의 힘찬 목소리가

바람에 실려 마음속 깊이 스며들었다.

 

시장 한쪽에서는 싱싱한 생선들이

은빛으로 반짝이며 손짓했다.

나는 남편과 나란히 서서

문어와 고등어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 문어는 어때? 오늘 저녁엔 이걸 삶아볼까?”

남편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질하는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든든하고,

평범한 순간이지만 특별하게 느껴졌다.

 

한쪽에서는 붕어빵 냄새가 피어올랐다.

남편과 나는 각자 하나씩 들고 시장 골목을 걸었다.

따뜻한 붕어빵 속의 팥처럼,

우리의 시간도 속이 가득 찬 채로 흘러가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다시 바다가 보였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가며,

수평선 위로 붉은빛이 퍼지고 있었다.

바다는 정말 신기해. 늘 같은 듯 다른 모습이야.”

내 말에 남편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 순간, 창밖의 바다와 우리 둘의 모습이 겹쳤다.

늘 곁에 있지만 날마다 다른 의미를 주는 존재들.

 

포항에서의 하루는 길었지만,

그 시간은 우리에게 소중한 쉼표였다.

차 안으로 스며든 바다 냄새와

시장에서 가져온 신선한 생선들,

그리고 붕어빵의 달콤함이

길었던 우리의 이야기에 또 다른 한 페이지를 채웠다.

 

이제 우리의 이야기는

포항의 시장과 바다를 지나

다시 부산의 집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또다시 길 위에서 삶의 한 조각을 찾는다.

 
본명 :김명수
신장장애
areadableb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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