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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아침, 남편과 함께 차를 타고 포항으로 향했다.
부산에서 포항까지의 길은 마치 한 권의 여행 에세이처럼 펼쳐졌다.
햇살은 창문 너머로 우리를 따라왔고,
바다는 멀리서도 끊임없이 손짓했다.
차 안에서는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
하지만 침묵 속에도 따뜻한 공기가 감돌았다.
오랜 세월을 함께 걸어온 부부에게
때로는 말보다 더 깊은 이해가
창밖 풍경처럼 흘러가는 것이었다.
고속도로를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풍경 속에서
나와 남편은 문득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삶의 굴곡, 함께 넘었던 고비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을 지탱해 준 소소한 웃음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또 다른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포항에 도착하니 바다의 향기가 코끝을 찔렀다.
죽도시장 입구에 서니 세상이 더 활기차게 느껴졌다.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상인들의 힘찬 목소리가
바람에 실려 마음속 깊이 스며들었다.
시장 한쪽에서는 싱싱한 생선들이
은빛으로 반짝이며 손짓했다.
나는 남편과 나란히 서서
문어와 고등어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 문어는 어때? 오늘 저녁엔 이걸 삶아볼까?”
남편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질하는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든든하고,
평범한 순간이지만 특별하게 느껴졌다.
한쪽에서는 붕어빵 냄새가 피어올랐다.
남편과 나는 각자 하나씩 들고 시장 골목을 걸었다.
따뜻한 붕어빵 속의 팥처럼,
우리의 시간도 속이 가득 찬 채로 흘러가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다시 바다가 보였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가며,
수평선 위로 붉은빛이 퍼지고 있었다.
“바다는 정말 신기해. 늘 같은 듯 다른 모습이야.”
내 말에 남편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 순간, 창밖의 바다와 우리 둘의 모습이 겹쳤다.
늘 곁에 있지만 날마다 다른 의미를 주는 존재들.
포항에서의 하루는 길었지만,
그 시간은 우리에게 소중한 쉼표였다.
차 안으로 스며든 바다 냄새와
시장에서 가져온 신선한 생선들,
그리고 붕어빵의 달콤함이
길었던 우리의 이야기에 또 다른 한 페이지를 채웠다.
이제 우리의 이야기는
포항의 시장과 바다를 지나
다시 부산의 집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또다시 길 위에서 삶의 한 조각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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