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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찾은 빛
김보나 조회수:692 118.235.85.47
2025-01-09 13:41:56

내가 여고 시절을 보낼 때, 세상은 마치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세계처럼 느껴졌다.

미래는 흐릿했고, 희망은 꿈처럼 가물거리며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때 나는 책 속에서만 나만의 세상을 찾았다.

고요한 도서관, 차가운 공기 속에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며, 내가 살고 있는 현실과는 전혀 다른 무언가를 느꼈다. 세상의 어두운 구석에서, 나 자신도 모르게 길을 잃고 있었고, 그 길에서 벗어날 방법을 모르고 있었다.

 

그 시절, 나는 브와르 사르트르와 실존주의 철학에 깊이 빠져들었다.

실존주의 철학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내가 가진 의문과, 내가 마주한 현실을 풀어주는 답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처럼 보였다.

존재라는 개념 속에서 나는 끊임없이 내 존재의 의미를 찾고자 했다.

삶의 깊은 곳에서부터 흘러오는 공허함과, 스스로가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그 시간이 나를 압박했을 때, 사르트르의 말들이 나를 위로해 주었다.

인간은 자유롭다. 그러나 그 자유 속에서 자신을 정의해야 한다.” 그 말속에서 나는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내가 그때 가진 유일한 벗은 책 한 권이었다.

그 책은 내가 말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었고, 내 영혼의 구석구석을 깨우는 듯한 힘을 가졌다. 하지만 그 책은 더 이상 단순한 읽을거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나의 유일한 친구가 되어, 내가 마주할 수 없었던 세상과 나를 직시할 수 있는 창문이 되어주었다. 그러나 책을 읽는 것은 그 자체로 나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책들은 내게 더욱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책을 읽으며 나는 나의 미래에 대한 절망을 마주했다.

아무리 책 속에서 자유와 정의를 찾으려 해도, 그 당시 나의 현실은 그렇게 아름답고 희망적이지 않았다.

그 당시의 나에게는 미래가 없었다. 기회도, 용기도, 희망도 사라진 듯했다.

나는 마치 아무리 나아가려고 해도 끝없이 깊은 늪 속에 빠져드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무거운 현실의 짐은 나를 짓누르고, 벗어나려는 모든 시도가 허무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절망 속에서 나는 또 다른 감정을 발견했다.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나는 오히려 삶의 깊이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사르트르의 실존주의가 내게 무엇을 말하고 있었는지, 내가 그것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그것이 내게 가르쳐준 것은 바로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나 자신에게 달려있다라는 것이다.

내 삶의 의미는 나의 선택과 그 선택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삶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여고 시절에 느낀 그 어두운 공허함과 절망은 결국 내가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의 시작이었다.

아무리 희망이 없다고 느껴도, 그 속에서 내가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가치를 발견했다.

비록 그 시절, 내가 읽은 책이 나에게 완전한 답을 주지는 않았지만, 그것들은 내가 무언가를 찾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나는 그때의 고통을 통해 나만의 길을 찾아갔고, 그 길 위에서 점차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

 

비록 나는 여전히 그 당시의 불안정한 마음을 가졌지만, 이제는 그 불안과 고통 속에서 자라 나온 나를 돌아보며 감사할 수 있다.

나는 그때의 암울한 여고 시절을 살아내면서, 결국 내가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사르트르의 실존주의가 내게 말해준 것은, 결국 내가 선택하는 삶이 내 삶의 의미를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선택을 통해, 내가 가진 힘과 가능성을 믿을 수 있었다.

 

*김보나(본명:김명수)

*신장장애

*areadableb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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