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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어느 여름
와! 덥다 더워, 올 휴가는 어디로 갈까?
아들 딸은 초등학교 방학.
그해 화진포 해수욕장에서 3km 더 북쪽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마을회관에서 운영
하는 고성군 초도리 해수욕장으로 갔다.
아내는 이삼일 전부터 밑반찬을 준비했고, 난 현지에서 사용할 물건을 생각날 때마
다 방 한구석에 쌓아놓았다.
3박 4일 머물 이불, 담요, 옷 등, 며칠 동안 끓여 먹을 것을 위해 버너와 코펠 쌀,
음식 재료 등...
네 식구가 잠자기에 작은 텐트도, 그 시절엔 으레 텐트에서 밤을 그렇게 지내는 것을
당연시 여겼다.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짐이 꽤 많았다.
그래도 다행인 건 예전에는 짐을 들고 짊어지고 대중교통으로 다녔었는데.
이번엔 전년도 성탄절 때 뽑은 소형 프라이드 내 차가 있어 편하게 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더 들떴다.
일산에서 아침 8시에 출발, 도착하니 저녁 8시가 되었다. 혼자서 12시간 운전,
초행길이라 시간이 더 많이 걸렸다.
그 시절에는 내비게이션이 없었고 교통지도책을 보고 목적지로 찾아갔다.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은 “야호!” 하면서 바다로 풍덩 뛰어 들어갔고, 아내와 나는 우
선 텐트를 치고, 저녁을 해결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다음 날 동트기 전에 눈 비비고 비몽사몽 인근 거진항으로 갔다.
전날 출항한 고깃배가 들어오는 것을 기다려 갓 잡은 싱싱한 물고기를 사와서
회와 매운탕으로 아침을 맛있게 먹었다.아이들이 파도를 타고 노는 모습을 보면서 나
도 바닷물에 몸을 담갔다.
그런데 오후에 장시간 운전으로 피로가 겹쳐 더위를 먹어서 그런지 구토가 나고, 무
기력 해지는 몸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1박하고 저녁 먹고 돌아가자고 하니. 아들과 딸은 모처럼 기대했던 놀이를 더 못하
게 되니 서운한 표정이지만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양평에 도착하니 깜깜해졌고, 아차 하는 순간 차가 갓길로 갸우뚱하는 졸음운전을
했다. 눈 깜박할 사이 차가 전복되기 직전인 아찔했던 순간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때 사고가 났다면 지금보다 더 심한 장애로 생활했을지도 모른다.
‘천우신조(天佑神助’다.
‘그날 만약 차가 전복됐다면 내 인생과 가족은 그 이후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을까?’
하는 생각이 글을 쓰면서 잠시 뇌리에 스쳤다.
여름휴가 때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생한 장면이다.
아마 계획했던 기간을 당겨서 고생해서 다녀온 휴가라 더 기억에 남는다.
‘인생은 누구나 앞일을 모르는 것’이라고 생각해 보게 되었던 그 시절, 어느 여름.
“아! 그래도 그 시절이 그립다.” 타임머신을 타고 그해 여름으로 떠나고 싶다.
2024년 8월 23일
* 이주한
* 중증 지체장애
* E-mail : juhan70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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