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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후 여행
이주한
“하삐!(할아버지) 어디 가시려고요?” 손녀가 내 손을 잡고서 말한다.
1년 후 친손녀 초등학교 4학년, 외손녀는 초등학교 1학년이 된다.
나는 오랜만에 멋지게 차려입고 집 밖으로 나간다.
시니어 모델 6명이 모인 세계 최초 시니어 보컬 그룹 ‘방탄 노년단’처럼 멋진 옷차림은 아니지만.
“얘들아! 하삐(할아버지)는 이런 옷 입으면 안 되니?”
고양 라디오방송국으로 직접 쓴 대본을 가방에 챙겨 넣고 녹음하러 나간다.
내가 방송 DJ에 관심 갖게 된 일은 평소에 글을 쓰고 지내던 중 “글쓰기에 흥미나 재능이 있는 분이라면
프로그램에 신청하세요!”라는 고양시 장애인복지관 프로그램 안내문을 보고 신청했다. 방송 대본쓰기 교육받고
이어서 내가 쓴 글을 방송해 보고 싶은 마음에서 DJ 교육도 수강하였다. 몇몇 지인이 카톡 대화만 하다가 전화로
내 목소리를 듣고서 “보이스가 청량하다. 나이보다 젊다.”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더 용기가 났다.
‘칭찬에 약하고 귀가 얇아서 백 프로 그런 줄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라는 속담은 나를 두고 하는 말 같다.
‘1년 후 여행 편지를 타임머신에 싣고 방송 작가이면서 DJ자니(예명)는 여행을 떠나고 있다.
시그널 음악이 나오면서 오프닝 멘트를 한다.
‘오프닝 멘트, 출연자 소개, 질문에 대한 간략한 답변, 클로징(마무리)멘트...’
‘휠체어 이용하는 장애인이 편히 갈 수 있는 아름다운 무장애 여행지는 어디인지요?’
‘그런 여행지를 소개하겠습니다.’라고 멘트 한다. 그러면서 ‘장애인에게 여행의 기본은 이동이고,
여행지에서 먹고 쉬는 일이 필요하다.’라며 ‘여행지는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마주할 수 있는 곳이지만
휠체어 장애인은 접근하기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방송을 한다.
내가 진행하는 방송에 게스트로 손녀를 초대해서 질문하고 답할 대본을 쓰고 있는 나를 상상해 본다.
“할아버지 요즘 뭐 하고 지내세요?”
“책만 보지 말고 나랑 놀아줘요?”
“응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요즘 할아버지는 ‘읽고, 쓰고, 말하기’ 삼박자를 배우고 있어.”
“너희들은 삼박자 잘 모르지?”
“그건”
“책 읽고, 글 쓰고, 쓴 글을 마이크에 대고 말하는 거야”
올여름 휴가는 인파가 붐비는 바다나 계곡으로 향하는 대신 손녀와 ‘1년 후 방송할 대본을 타임머신에 싣고
여행 떠나’는 그림을 그려보면서 방송을 마치려고 합니다.’라고 하면서 지금까지 진행의 고양 라디오의
자니 였습니다.
“무더위에 건강 잘 챙기시고 다음 방송에서 다시 만나요. 감사합니다.”라고 1년 후에 방송할
방송 대본을 쓰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2024. 7. 17
* 이주한
* 중증 지체장애
* E-mail : juhan70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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