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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다 석청 : 이영석
김장을 준비하다 장독대 한 귀퉁이에서 오래 전에 잊혀졌던 조금 일그러지고 넉넉한 큰 항아리를 만났다
빈 몸뚱이 하나로 앉아 있는 항아리
달빛이 가득하다
누가 항아리를 씻으면서
달빛을 빠뜨리고 갔을까
항아리는 처음부터 속이 비어 있었다
할머니가 떠나면서 두고 간
항아리 속 여백은
들여다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성근 달빛으로 헹구어질 때
은비늘이 파닥거리는
오늘
항아리를 씻은 사랑이 덩그러하다
1952.7.7 의정부 출생 김소월백일장 장원 강사랑물사랑 전국공모전 대상 민들레문학상수상 심상(박목월.박동규) 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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