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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소묘/김종선
불길이 지나간 자리
청자항아리 하나 놓여있다
청자항아리 속에서
가을이 토실하게 익는다.
고추잠자리는 빙빙 강강술래를 한다.
송진 냄새 가득한 솔밭에서
산비둘기가 구우욱 구우욱 낙관을 찢는다
산길을 머리 깎은 도토리가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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