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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목
김종선
올해도 대추나무는 풍년이다
가지 줄기마다
백팔 염주 알보다 알알이 풍년이다
내 나이보다 많은 대추나무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 대추나무에게
태풍에 부러진 참나무로 부목을 대주었다
대추나무가 풍년일 때
태풍이 휘몰아 칠 때
아버지가 꼴짐을 지고 일어나실 때
힘을 주었던 지게 작대기에 실린
무게 중력으로 살아나는 부목
힘든 고개 길 걸어 갈 때
공허한 생의 들판에서
가로등도 없는 전신주로 섰을 때
나는 아버지가 대추나무에 세운 부목을 본다
아버지는 돌아가셔서도
기꺼이 내게 부목이 되신다
김종선_ 남. 1958년생. 지체장애. 월간 모던포엠 신인상. 휴먼스토리공모전 우수작 입선. 2015 구상솟대문학상 최우수상 외. 전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저서:공동시집『수평적 번짐의 상상력』 『나를 키운 바람소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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