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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인생
나무늘보 조회수:1737 125.178.168.80
2018-12-27 11:40:05
재즈 인생 / 나무늘보



재즈를 좋아하시나요
나팔 하나가 그토록 어깨 들먹여 울게 한 것이
헛헛한 저녁 플로어위를 가볍게 미끄러지게 한 것이
트럼펫이 트롬본이 색소폰이 내 혼을 훑고 지나갈 때
피아노는 악보를 본 적이 없어도 그 손가락이 지난 자리에
모든 감정의 빗방울 창문에 맺혔어

드럼연주자는 인생 전체가 북이 란 걸 아는 사람은 드물지
무엇을 두드린다는 것은 자신을 여는 최고의 자비였으니까
무엇을 불어 소리를 내고 그 소리가 누군가의 삶의 무거운 짐을
다소나마 덜어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축복인지
내가 배고프면서도 추위에도 손을 불어가며 베이스
한 줄 한 줄에 나날을 외줄 타듯 걸어온 이유라면 이유랄까

우리 삶이 악보대로 연주되지도 연주 할 수도 없듯이
온전한 것은 즉흥적일 때 더 깊은 무엇을 지닌다고 할까
순간순간이 우리 영혼을 영원하게 한다면 너무 거창한 걸까
하여간 재즈는 그 사람이 전하고 싶은 간절한 무엇을 그 순간의
가장 절실한 것으로 바꿔 전하는 거라고 하고 싶어

저 보컬의 목소리 말이야 가장 밑바닥까지
가본 사람만이 낼 수 있는 진정성 느껴지지 않나
때론 어머니의 따스한 젖을 물려주둣 잠들만큼 포근한 소리
아 이제 흥겨운 댄스 곡이 나오는 군
그래 어깨를 흔들고 스텝을 탁탁 타다탁 미끄러지는 것도 괜찮지
그게 인생 아닌가 아 그런데 말이야 진짜 내가 재즈를 좋아한 건 그건 말이야
그렇지 못 견딜 외로운 나팔소리 내 귀에 담을 때
가라앉으면서 솟아나오는 진한 그 무엇이랄까
허스키한 목소리가 아니면 낼 수 없는 독한 위스키 같은 맛이지
색소폰과 트럼펫과 피아노 베이스 보컬이 적절하게
자기 연민을 섞어 마시는 조화의 혼합주이지
깨고나도 몽롱한 짙은 향기 홀로 살아야 하는
그대와 함께 섞이기 위해 남긴 강열한 흐느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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