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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문인의 시, 동시, 시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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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작대기
소추김진우 조회수:1690 175.210.246.119
2018-12-10 13:03:03

한 남자가 비틀비틀

자기 힘으로 지기 힘든 나무굴레를 지고 갔다

 

지게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대기는

기울어지는 중심을 잡는 원리

끝이 뾰족하고 곁가지가 튼튼해서 오래 버텼다

 

자식들 뒷바라지가 등 위에서 내리 누를 때

날카로운 끝은 땅을 찔러 버틸 힘을 주었다

등짐을 지는 이에겐 없어서는 안 될 나무지팡이는

처자식 먹여 살리는 요긴한 필수품

지나간 자리엔 새끼들의 발자국이 생겼고

뚫린 자국은 돌아갈 곳을 표시해둔 리본

철없이 가는 생에 이정표가 되었다

 

걷다가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땐

잠시 떠받치고 쉴 수 있는 지게작대기는

바지랑대와 친척

시옷자 겨우 알던 나무 막대기는

모세처럼 광야를 두 번 건넜다

 

길었던 여정은 폭풍과 비바람의 연속

사십년 시행착오 끝에 물려받은 팔순의 나무토막

 

내 생의 지지대 였던 아버지

이젠 내가 기울어진 여생에 지팡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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