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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비틀비틀
자기 힘으로 지기 힘든 나무굴레를 지고 갔다
지게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대기는
기울어지는 중심을 잡는 원리
끝이 뾰족하고 곁가지가 튼튼해서 오래 버텼다
자식들 뒷바라지가 등 위에서 내리 누를 때
날카로운 끝은 땅을 찔러 버틸 힘을 주었다
등짐을 지는 이에겐 없어서는 안 될 나무지팡이는
처자식 먹여 살리는 요긴한 필수품
지나간 자리엔 새끼들의 발자국이 생겼고
뚫린 자국은 돌아갈 곳을 표시해둔 리본
철없이 가는 생에 이정표가 되었다
걷다가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땐
잠시 떠받치고 쉴 수 있는 지게작대기는
바지랑대와 친척
시옷자 겨우 알던 나무 막대기는
모세처럼 광야를 두 번 건넜다
길었던 여정은 폭풍과 비바람의 연속
사십년 시행착오 끝에 물려받은 팔순의 나무토막
내 생의 지지대 였던 아버지
이젠 내가 기울어진 여생에 지팡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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