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
회원메뉴 바로가기 네비게이션 바로가기 분문 바로가기

시터

HOME > 솟대평론 > 시터

장애문인의 시, 동시, 시조 등
(작가 소개 필수)
게시물 검색
시 평론 김헤순 열쇠 /김성찬
김성찬1 조회수:1854 118.41.133.119
2018-11-02 15:14:32

역광 속에 멀어지는 당신 뒷모습 열쇠구멍이네

그 구멍 속이 세상 밖이네

 

어두운 산 능선은 열쇠의 굴곡처럼 구불거리고

나는 그 긴 능선을 들어 당신을 열고 싶네

 

저 먼 곳, 안타깝고 환한 광야가

열쇠구멍 뒤에 매달려 있어서

나는 그 광야에 한 아름 백합을 꽂았는데

 

찰칵

 

우리 몸은 모두 빛의 복도를 여는 문이라고

죽은 사람들이 읽는 책에 씌어 있다는데

당신은 왜 나를 열어놓고 혼자 가는가

 

당신이 깜빡 사라지기 전 켜놓은 열쇠구멍 하나

그믐에 구멍을 내어 밤보다 더한 어둠 켜놓은 깜깜한 나체 하나

 

백합 향 가득한 광야가 그 구멍 속에서 멀어지네

            - 김혜순 열쇠 전문

 

 

역광 속에 멀어지는 당신 뒷모습 열쇠구멍이네/ 그 구멍 속이 세상 밖이네

 

시인은 세상 안과 밖을 열쇠 구멍으로 들여다 보듯이 말한다.

그는 역광을 받으면서 어디론가 떠난다. 역광은 빛을 등지고 받는 또 다른  어둠의 빛이다.

 

어두운 산 능선은 열쇠의 굴곡처럼 구불거리고/ 나는 그 긴 능선을 들어 당신을 열고 싶네/

 

어두운 산, 능선은 무엇을 말하는가 어둠은 죽음의 상징이다. 능선은 우리에게 묘지로 다가선다.

 

/저 먼 곳, 안타깝고 환한 광야가/ 열쇠구멍 뒤에 매달려 있어서/ 나는 그 광야에 한 아름 백합을 꽂았는데/ 찰칵/ 우리 몸은 모두 빛의 복도를 여는 문이라고/ 죽은 사람들이 읽는 책에 씌어 있다는데 / 당신은 왜 나를 열어놓고 혼자 가는가 /

 

그가 간 곳은 우리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곳이다. 망자가 가는 길에 백합을 꽂아두고 슬픔에 젖어 있어야 할 화자가 오히려 빛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진술한다. 이는 죽음은 삶으로부터 해방이라는 작자의 인식이 심겨져 있는듯 하다. 그러나 이는 의도적인 역설이다. 죽음은 곧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단절인 것이다.

 

당신이 깜빡 사라지기 전 켜놓은 열쇠구멍 하나/ 그믐에 구멍을 내어 밤보다 더한 어둠 켜놓은 깜깜한 나체 하나/ 백합 향 가득한 광야가 그 구멍 속에서 멀어지네/

 

그는 올 때처럼 갈 때 또한 빈몸으로 떠났지만 이땅에 남겨진 이들에게 흔적을 남기고 갔다.

백합은 무엇인가 나무 그늘 아래나 북향의 서늘한 곳에서 피는 꽃이다. 서늘한 그늘은 어둠의 연속석상이고 북향은 또 무엇인가?  어둠의 능선 사잇길은 북망산천,,, 저승길을 유추하게  힌다

이땅의 남은 화자는 열쇠 구멍을 들여다 보듯이 그의 마지막 모습을 은밀하게 지켜보면서 슬픔을 억누르고 시종일관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담담하게 진술하고 있다. 상징. 비유. 이미지. 풍자. 간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시 한편을 읽는 게 또 다른 즐거움으로  기쁘게 다가 선다

 

                                          -김성찬

 

 

댓글[0]

열기 닫기

http://www.emiji.net/myboard/menu_list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