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솟대평론 > 시터
농사짓는 파트너는 여덟 살 암소
아침부터 식권증이 눈꺼풀을 내리누르는 한나절까지
가뭄에 다져진 흙을 뒤 엎는다
동틀 때 여물을 먹고 나와서 출출하니
땅이 발을 자석처럼 잡아당긴다
밭두렁에 다래순 몇 잎만 먹으면
힘이 날 텐데 서두르기만 한다
누렁이의 세나오는 혀는 군침을 흘리고
식욕의 포박은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갓 돋은 풀잎을 원하지만
밭을 다 갈기 전엔 풀리지 않는다
틀어막는 새끼줄은 맛난 먹이
몇 번 씹으면 짓이겨질 지푸라기들이
입맛을 단속하는 자물쇠라니
나무는 새순을 흔들며 약 올리고
주인은 고삐를 잡아당기며 재촉한다
자존심 상한 소는 부리망이 얄밉지만
점심을 기다린다 그것마저 무산된다면
쟁기를 벗어던지고 드러누울 작정이다
농부가 누렁이를 이끄는 밧줄이 팽팽하다
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