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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망
소추김진우 조회수:2116 175.210.246.246
2018-02-07 20:22:02

농사짓는 파트너는 여덟 살 암소

아침부터 식권증이 눈꺼풀을 내리누르는 한나절까지

가뭄에 다져진 흙을 뒤 엎는다

 

동틀 때 여물을 먹고 나와서 출출하니

땅이 발을 자석처럼 잡아당긴다

밭두렁에 다래순 몇 잎만 먹으면

힘이 날 텐데 서두르기만 한다

 

누렁이의 세나오는 혀는 군침을 흘리고

식욕의 포박은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갓 돋은 풀잎을 원하지만

밭을 다 갈기 전엔 풀리지 않는다

 

틀어막는 새끼줄은 맛난 먹이

몇 번 씹으면 짓이겨질 지푸라기들이

입맛을 단속하는 자물쇠라니

나무는 새순을 흔들며 약 올리고

주인은 고삐를 잡아당기며 재촉한다

 

자존심 상한 소는 부리망이 얄밉지만

점심을 기다린다 그것마저 무산된다면

쟁기를 벗어던지고 드러누울 작정이다

 

농부가 누렁이를 이끄는 밧줄이 팽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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