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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사육기
소추김진우 조회수:2288 175.210.246.246
2018-01-22 22:01:51

달팽이 한 쌍을 키워보려고 받았다

녀석들 구경하기는 소일거리

 

무슨 바람이 불었다 먼지로 상실감을 달래고 있던 빈 어항을 청소했다 애기 방처럼

성의껏 꾸미고 입주시켰다 그때는 저들이 쓴 것을 삼키며 버티는 이유를 몰랐다

말이 방이지 감옥과 다름없는 곳, 갇혀서도 끈덕지게 자라고 번식했다

 

먹이가 떨어졌다 냉장고에 있던 사과를 잘라 주니 단것은 싫어했다

양파는 눈물 날 일 많다며 밀어내었다 상추 잎만을 씹으며 습지를 갈망한 거였다

 

생사를 위해 납골함 지닌 그들은

알 하나 낳는데 3분도 길었다

사람으로 치자면 원망과 진통이

노을로 떴다 지는 시간이라 들었다

수컷으로선 알길 없는 탄생의 순간

등짝에 죽음의 관을 짊어지고

백 오십 개 족히 되는 산란을 완성 했다

살 찢기며 낳은 새끼 빼앗기면 피눈물을 흘리며 또 낳았다

 

주인은 등뼈가 물러져 허리가 굽었다

 

2017 민들레문학상 당선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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