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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된서리를 맞은 건 잘 나가던 기업
초고속 유행을 따라가지 못해 흔들렸다
돌발 상황에도 제품은 불티나게 팔렸다
하지만 황사 현상으로 불순물이 들어가
함량미달의 생산을 부채질 했다
가을 태풍의 수분 첨가도 한몫 거들었다
햇살과 엽록소는 탁월한 원료였으나
소비자는 악취가 난다며 반품을 요구했다
반복된 문제는 자금줄을 틀어막는 구실
허점이 생겨서 뿌리부터 부패되었다
단순한 색의 부작용은 최종 부도
도산이 뻔히 보여 사장은 잠적했다
몰락한 공장은 페인트 똥이 뒹구는 폐허
재고는 덤핑으로 넘어갔으며 월급은 없다
남은 거라곤 누렇게 얼룩진 작업복 뿐
날품팔이조차 없어 한뎃잠을 택한 그들
해고될 때부터 삶을 포기한 것이다
배운 것이 안료 배합 기술이니 다른 일은 어렵다
밥줄 끊기고 배회하는 노숙자들
온기를 찾아 지하철역으로 숨어들었다
생업은 불황의 바람 앞에 공중분해 되었다
과열된 물량 경쟁에 휘청이는 업체들은
하나를 실수하면 줄줄이 넘어지는 도미노 쌓기다
2017 민들레문학상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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