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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에게
달팽이걸음 조회수:2911 125.186.73.231
2017-02-04 02:31:31
민들레에게


심지도 않았는디 뿌리지도 않았는디, 부른 적도 없었는디,누가 널 예쁘다고 한 적도 없었는디, 이른 새벽 잠깐 나 눈 한 바퀴 돌린 틈 사이를 벌려 첫째로 피었구나. 시키지도 않았는디, 기대도 하지 않았는디, 그런다고 상도 주지 않았는디, 어둡고 가리워진 곳 골라 너의 몸을 디밀더니. 보도블록 깨어진 틈, 길가 돌 틈에도, 깨진 기와 틈에도 ,공장 빈터에도, 요양원 버려진 휠체어 밑에도, 너는 가리지 않고 뿌리내려 부렷서야. 오뉴월 모든 꽃 이곳저곳에 꽃놀이다 꽃 축제다 제 얼굴 지 몸 뽐내어도 너는 수줍어 봄 볕 그을린 얼굴 손 가리고 웃고, 그저 시골소녀의 손등 위에 작은 기쁨 이었제. 그 빤스라인도 없는, 노브래지어 가슴 벌렁, 벌거숭이 원숭이 똥구멍은 빨게 빨간 건 거시기, 거기기는 길어, 길은 건 거시기, 노래를 부르며 자지러 질 때 너는 뙤약볕에서 키운 몸 덜썩 제 몸 내주어 고운 손 더운 마음 간직하도록 푸짐한 봄나물로 가는 귀먹은 할망구 틀니에 씹히어도, 너는 나이도 잊은 채 남행열차 열아홉 순정 트롯트 박자에 아지랑이 고운 얼굴 치유의 목소리로 먼 타국에서 시집온 너처럼 어린 남방의 새댁 고운 손에 뜯겨 버렸어야 이것이 아홉 가지 덕이 있는 구덕초여! 풀 중에도, 꽃 중에도 제일로 치는 하나도 버릴게 없는 민들레여! 너 기관지 안 좋으니 푹 달여 먹으면 즉방이다. 핵교는 문 앞에 가 본 적 없어도 가르침 받은 건 사서삼경 고전 같은 꽃이여! 아무도 널 화병에 꽂지 않아도, 경조사 축 생일 축 개업 축 졸업 축 호상 배달차 한번 타 본적 없어도, 베트남서 온 딩라이 머리에 꽂혀 먼 남방으로 너는 홀씨 되어 날아가는구나. 네 영혼 마르기 전 태국서 온 밍라이 꿈에도 뿌리내려, 그리던 고향 마당 지금도 딸 있는 동쪽을 바라보는 어머니 가슴에 맺힌 꽃이여! 밍라이 흐르는 눈물 노란 꽃잎으로, 하양 꽃잎 강으로 나가 - 보고 싶음으로 가고 싶음으로, 뿌리 젖는 꽃이여! 에라이, 생전 영어학원 안 댕겼어도, 미군이라 살림 차려 잘도 사는 미숙이 맹크롬. 글로벌리제이셔널한 플라워여! 다국적 시대에 어라은드 워얼드하게 퍼지는 한류의 쌉싸로운 향이여! 이제는 세계 어디서나 널 볼 수 있으니 참말로 세상 좋아져 부럿서야. 다음 주엔 우리도 동남아로 여행가는디. 우리 마을 며느리들 안부들 전한다고 필리핀에 베트남에 태국에 사돈가진 시부모들 인사말 배우느라 난리버벅인디. 난 당췌 한 마디도 못 알아 듣것다. 어쨋거나 저쨋거나 내 마음처럼 설레며 푸르게 봄나물 머리 솟는 희망의 봄이구나. 잡것들! 우르과이 라운드에 칠레 협약에 비닐하우스에 트랙터에 죄다 농협 빚인디. 에라이- HA AH U DIS SPRING? 이것이 틀린 영언지 맞는 영언지 너 맨날 영어공부 했응께 해석 한번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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