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그리는 김근태 화백, 유엔 전시를 다녀와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01-15 12:17:28
“들꽃처럼, 별들처럼” 지적장애인을 그리는 화가 김근태 화백. 그는 어린 시절에는 방황 속에서, 그리고 커서는 교통사고로 한쪽 눈을 실명해 시련 속에서 헤맸다. 그러다 어느 날 들꽃 같은 별들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안정이 찾아왔다. 김근태 화백은 그 별들, 지적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서 자신을 보는 듯 하다고 했다.
한 때 파리 유학을 하면서 루브르 박물관에 그의 그림이 걸리기를 희망했는데 루브르는 아니지만 유엔본부에서 전시회를 가지는 기회가 찾아 왔다.
2012년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하고 있는데, 물론 지적장애인이 주제였다. 한 관람객이 우리만 보기 아까우니 유엔에서 전시하면 좋겠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던 차에 우연히 방송 기자 친구를 만났고 그 기자의 방송을 보고 이낙연 국회의원(현 전남도시사)이 찾아와서 유엔에 연결시켜 주었던 것이다.
2012년부터 유엔 전시를 위해서 「들꽃처럼 별들처럼」이라는 주제로 100호짜리 캔버스 77개로 구성된 100m 작품을 기획했다. 그러나 재료비도 없었다. 교사였던 아내의 명예퇴직금으로 재료를 사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번 작품은 비발디의 사계에서 모티브를 얻어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눠 3년을 그림 속에 파묻혀 지내며 그 속에 들꽃 같은 지적장애인을 담아냈다.
“장애는 극복되어야 할 부정의 대상이 아닌 긍정과 인정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유엔 전시를 앞두고 2015년 3월부터 목포에서부터 부산 대구 순천 서울 등에서 순회전시회를 했고 2015년 11월 20일 드디어 유엔으로 가는 장도에 올랐다.
“이번 행사를 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개인이 혼자의 힘으로 하기에는 역부족이라 유엔 전시회는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에서 주최를 하고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한국장총)에서 주관을 했다. 그리고 전남공동모금회와 전라남도청에서 후원을 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도 약간의 지원금을 받았는데 경비는 여러 군데서 지원 받은 후원금에 자비를 보태서 충당했단다.
김근태 화백의 그림은 100호짜리가 77점인데 길이가 100m이다. 그림을 유엔으로 옮기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다행히 아시아나 항공에서 그림 운반은 지원을 해 주었다며 고맙다고 했다.
2015년 11월 30일부터 12월 11일까지 미국 뉴욕 UN 본부 갤러리에서 전시를 했는데 한국장총에서 주관을 했으므로 한국장총의 공동의장인 이병돈(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회장) 회장과 김용직(한국자폐인사랑협회 회장) 회장 등 동행한 관계자가 8명 쯤 되었단다.
이번 전시회는 '2015 들꽃처럼 별들처럼'이 주제였는데 유엔 전시회가 시작된 이래로 한국인 서양화가가 초청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또한 유엔본부 근무자나 방문객에게 지적장애인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유엔 전시회에는 장소 관계로 40점을 전시했는데 개막식에는 반기문 총장이 부인 유순택여사와 유순택여사의 지인 50 여명과 유엔관계자들이 함께 와서 그림을 둘러보면서 훌륭한 그림을 그려 주어서 고맙다고 하더란다.
“영어를 잘 모르니까 뷰티풀(beautiful)이나 굳(good) 밖에는 안 들리던데, 그 중에서도 호주 대사는 4번이나 찾아 와서 훌륭하다고 합디다.”
김근태 화백과 같이 동행한 부인 최호순 씨의 설명이다. 전시회가 유엔 본부에서 열리다보니 유엔에서 근무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시회를 찾았고, 그 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전시회를 찾아 와서 아름답다, 훌륭하다고 했는데 국내 전시보다는 반응이 좋았단다.
유엔 전시회가 끝나고 12월 13일부터 27일까지는 뉴욕 프라미스 교회 전시실에서도 전시를 했다. 뉴욕 프라미스 교회는 40년 전통의 한인교회인데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의 위로와 격려를 받은 것 같다고 했다.
“뉴욕 시청엘 갔었습니다. 뉴욕 시청에 제 그림을 벽화로 거는 것에 대한 논의를 했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라고 해서 준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두 곳의 전시회가 끝나고 다음 전시를 위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제일먼저 2016년 9월부터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되는 제15회 장애인올림픽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려고 논의 중이란다. 또 유엔 전시회에 북한 대사도 왔었는데 북한 전시회도 바란다고 했단다.
유엔 전시회는 12월 3일 세계장애인의 날 기념이었다. 우리나라 장애인의 날은 4월 20일이다. 그런데 북한의 장애인의 날은 6월 16일이고, 2017년 6월 16일에 북한 공연을 추진하는 장애인 단체가 있어서 그의 전시회도 평양의 소년 궁전에서 그 때 함께 할 예정으로 추진 중이란다.
앞으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 그리고 프랑스,모로코, 이탈리아, 영국, 스위스, 독일 등에서 전시회를 추진 중인데, 독일에서는 지금은 사라진 베를린 장벽 앞에서 전시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림은 다음 전시를 위해서 뉴욕 근교에 보관 중이란다.
그의 아내 최호순 씨는 미국이 처음이라 전시회 이후 나이아가라 폭포를 비롯 여기저기 미국 관광도 하고 결국 새해를 미국 땅에서 맞고 지난 8일에야 돌아와서 시차 적응하는 중이란다.
“그동안 이번 전시회를 위해서 몇 년 동안이나 밤잠도 제대로 못 자고 노심초사 했으니 이제 좀 쉬고 다음 전시회를 준비해야겠지요.”
“들꽃처럼, 별들처럼” 지적장애인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소중한 사랑으로 남아 있으리라.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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