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장애인 고용 인식개선 문화제’ 운문 동상 “황소”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10-06 06:32:02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는 최근 ‘2015 장애인 고용 인식개선 문화제 시상식’을 개최했다.
장애인 고용 인식개선 문화제는 장애인의 잠재된 문화예술 역량을 계발하고, 장애인도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근로 주체임을 알려 올바른 장애 인식 개선에 기여할 목적으로 지난 2000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이번 공모전에는 운문, 산문, 사진, 컴퓨터그래픽/동영상, 광고 등 5개 부문에 총 424명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작품 1,017점을 응모했고, 1·2차 심사를 통해 총 65점이 선정됐다. 에이블뉴스는 운문, 산문 부문 입상작 26점을 소개한다. 운문 부문 동상 수상작이다.
황소
윤신애(여⋅지체장애)
혹자는 역마살을 논했지만,
굴뚝을 걸고 석탄 조각으로 주린 배를 채우면서 신의주까지
내친 김에 만주벌을 내달리던 경력을 소유한
그의 다리는 아직도 둥굴둥굴하다.
고만고만한 식솔들을 칸칸이 매달고 다니는
그는 지독하게 허리가 길다.
승객들을 등에 업고 다니면서
정차 시간에 맞추어 가락국수를 후루룩 마시는 버릇이 들었다.
홍익회가 밀고 온 계란과 사이다를 까먹고부터
노른자같이 뽀얀 보름달 하나가 차창 밖으로 따라다니며
경부선 전구간에서 트림을 했다.
꽃게와 새우 철이 다가도록 갯내는 온몸을 휘감았다
협궤에서 작은 트럭에 받혀 넘어지고서야
냄새가 객차에서 지워졌다.
툭툭 털고 일어났다는 그는
다친 허리를 뚝심으로 지긋이 눌러보인다.
소금꽃이 환하게 웃던 소래역을 떠올리는
그가 콧김을 내뱉을 때마다 디젤기관 같은 짙은 비린내가 났다.
눈 덮인 시베리아 벌판을 가로지르겠다는 그가
폭설 속에서 휠체어 둥근 다리를 꺼내 눈을 쓸었다.
성큼 성큼,
두 겹의 길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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