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 손에 들고 눈 감은 장애인 시인
송재익 시인, 지난 2일…‘내 마음의 오두막’ 남겨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09-04 10:49:34
영정 아래 시집이 놓였다. 시집 ‘내 마음의 오두막’은 송재익 시인의 첫 시집이다.
하지만 책이 나온 다음날인 지난 2일 송 시인은 첫 시집의 기쁨도 누리지 못한채 눈을 감고 말았다.
송 시인은 결핵성 관절염으로 장애가 점점 심해지는 것은 물론 평생 통증에 시달리며 살았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요양병원을 전전하면서도 시를 썼다.
투병 중에 불태운 시에 대한 열정으로 그는 지난 해 장애인문학지 ‘솟대문학’ 추천완료를 받았고 올해 도서출판 솟대에서 시집을 발간하게 되어 평생의 소원을 이루게 되었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송시인은 지난 8월15일 중환자실로 옮기면서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고는 ‘솟대문학에 연락해서 시집이 빨리 나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를 했고, 솟대문학에서는 서둘러 인쇄를 했지만 송 시인은 세상을 떠나고 만 것.
딸 송슬기(27세) 씨는 “돌아가시기 전날 시집이 도착해 아버지께 보여드리고 한 편 한 편 읽어드렸는데 아버지 모습이 편안해 보였다며 아버지는 장애와 통증 때문에 사회와 단절된 삶을 살았지만 아버지는 시가 있어 외롭지 않았고 시인인 것을 자랑스러워했다”고 전했다.
삐걱, 삐거덕 / 그리움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는 / 집 한 채 있다 // 세월에 변하지 않는 / 사랑으로 기둥을 세우고 / 눈비로 썪지 않는 / 정으로 서까래를 얹은 / 그집 // 빨갛게 멍든 기도를 / 마당 한가득 널어놓고 / 오직 맑은 날이기만을 바라시던 / 님, 그님 // 보고 싶다를 따라가다 보면 / 잡힐 듯 잡히지 않는 / 그런 집 한 채 있다 // -시, ‘내 마음의 오두막’ 전문
송 시인은 서문에서 ‘무지의 작은 공간을 하염없이 헤매다 시 라는 날개를 달고 이렇게 당신 곁을 찾아왔습니다.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다고 삶이 끝나는 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라며 시가 있어 행복함을 표하고 있다.
빈소를 찾은 솟대문학 방귀희 발행인은 “지금도 어디서엔가 책을 내고 싶어 하는 장애문인이 많을 텐데 송재익 시인처럼 돌아가시기 전에 출간을 해드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며 장애인문학 출판 현실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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