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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및 행사] 2016.4_불교가 클래식을 만나서 어둠에서 빛으로
emiji 조회수:3327 222.112.13.49
2016-04-11 17:28:00

불교가 클래식을 만나서 어둠에서 빛으로

임현정 피아니스트와 성담 스님의 공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04-11 16:44:14
불교와 클래식의 만남. 약간은 이해하기 어려운 이상한 조합이었다. 관객은 대체로 두 부류였다. 피아노에 관심이 있거나 스님에게 관심이 있거나, 우리들도 둘 중 어느 하나에 관심이 있어서 따로 초대 된 장애인들이었다.

지난 4월 8일 저녁 7시 30분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에서 피아니스트 임현정과 서대산인 성담스님의 ‘어둠에서 빛으로’라는 공연이 있었다.
 
  에이블포토로 보기 ‘어둠에서 빛으로’ 공연 팸플릿. ⓒ이복남
이번 공연을 주최한 행복기술원에서는 피아노에 대한 꿈을 가진 저소득 가정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무료로 초대했다. 30여명의 장애인도 따로 초대를 해 주었기에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은 앞자리에, 그렇지 않은 시각장애인 등은 뒷자리에 배정 받았다. 개중에는 음악회는 처음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하늘연극장은 필자도 처음 와 본 터라 휠체어 좌석이 어떻게 되어 있었는지 잘 몰랐다. 비장애인들은 중앙계단을 올라가서 다시 객석자리로 내려가게 되어 있었는데 무대에서 양쪽으로 3좌석 뒤에 각각 4개씩 휠체어 좌석 8개가 있었다. 휠체어 사용자는 1층 비상문을 통해서 휠체어 자리로 이동해야 했다. 한 사람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갔는데 뒷사람에게 가릴까봐 통로 쪽으로 붙어야 했다. 요즘 수동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데 준비 된 휠체어는 1대 밖에 없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휠체어 높이에 한 계단은 좀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우리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객석의 불이 꺼지고 공연은 시작되었다. 어둠 속 객석 뒤에서 하얀 가사장삼의 성담스님이 범패 즉 짓소리를 하면서 천천히 객석의 계단을 하나씩 내려와서 무대로 올라갔다. 어둠속에서 스님의 하얀 가사장삼과 머리만 반짝거렸다. 잘은 모르지만 짓소리란 어릴 때부터 귀에 익은 선소리랑 비슷한 것 같았다.
 
하늘연극장 객석.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하늘연극장 객석. ⓒ이복남
이어서 임현정 피아니스트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비창을 연주했다. 임현정 피아니스트는 세계적인 거장이라는데 역시 손놀림은 현란했고 피아노 소리는 웅장하고 장엄했다.

이어 임현정은 라흐마니노프 'Prelude G# minor',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라벨의 ‘소나티네', 쇼팽의 '연습곡' 등을 연주했다. 성담 스님은 ‘빛은 어디에나’, ‘길 안내문’, ‘해탈’, ‘상호의존’, ‘변하지 않는 법칙’, ‘침묵’, ‘법성게,’ 등의 주제로 짓소리를 하며 목탁과 좌종을 번갈아 치며 앉기도 하고 무대 위를 빙글빙글 걸어 다니기도 했다.

그런데 관객들이 일반적인 음악회 등에 익숙한 탓인지 공연 중 곡 사이에 박수를 치지 말라고 팸플릿에 당부되어 있음에도 곡이 끝날 때마다 일부 사람들이 박수를 치는 바람에 연주자가 박수를 치지 말라고 오른손을 펴서 몇 번이나 중단 표시를 해야 했다.

마지막으로 임현정이 연주한 곡은 아리랑 판타지(Arirang Fantasy)였다. 아리랑 판타지는 임현정이 영국 로얄 알버트홀 데뷔 무대 시 한국을 알리기 위해 우리 민요 아리랑 테마에 피아노를 위한 변주곡으로 만든 곡이라는데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곡이라서 그런지 모두가 흡족해(?) 하는 것 같았다.

연주가 끝나고 질문 시간이 있었다. 성담스님이 자신은 여기저기서 강연을 많이 하고 있으니 이번 시간에는 멀리서 온 임현정 씨 에게 질문을 해 달라고 했다. 임현정은 질문에 답을 하기 전에 성담스님이 자신에게 ‘세왕국사’라는 법명을 지어주셨는데 너무 과분한 이름인 것 같지만 요즘은 국사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세왕국사와 성담스님.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세왕국사와 성담스님. ⓒ이복남

이런 연주회가 한국에서는 처음이지만 서양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 가졌는데 그 때마다 흑과 백이나 음양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받았단다. 자신의 긴 머리와 검은 옷, 그리고 스님의 민머리와 흰 가사장삼 등은 의도된 것이 아니라 저절로 그리 된 것이며 서양에서 클래식 음악은 8세기 이후에나 가능했지만 우리나라의 짓소리는 훨씬 이전부터 있어 왔던 것인데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 그것을 공연화 시켰다고 했다.

임현정에 대한 질문은 어떻게 피아노를 잘 치게 되었는가, 어떻게 불교를 접하게 되었는가 등이었는데 임현정은 객석에 있던 자신의 어머니를 소개 했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에 대한 소질이 있었던 것 같았지만, 어머니는 그런 임현정을 믿고 적극 후원했던 것이고, 불교 그리고 영성에 대해서도 어머니의 영향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길은 하나로 통한다고 했다. 어둠에서 빛으로 가는 길, 욕심이 앞을 가린다면 빛은 보이지 않을 터, 만 가지 근심은 욕심에서 생기므로 감사하는 마음이면 건강하고 행복하다네. 그 길로 가는 안내문에서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 속에 보배가 있는 줄 모르고 바깥에서 찾는 사람이라고 했다.

장애인이 정말 힘든 것은 물리적인 고통 뿐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이다. 어둠에서 빛으로 가는 길을 찾아 내 안의 보배를 찾아낼 수 있을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인다면 빛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는지…….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충남 금산 효심사의 인사말이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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