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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예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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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김창호

이름, 직업, 장애 정보
이름 김창호
직업 소설가
장애 지체장애

 

김창호

-직 업: 소설가

-장 애: 지체장애

-이 메 일: kch601@hanmail.net

 

 

<활동분야>

  • 소설
  • 만화(만화잡지 연재, 사보, 장애인신문 시사만화)
  • 개인사업(인장, 시계점포 외)

 

<수상경력>

  • 1998 제8회 서울국제만화전 가작
  • 1999 제1회 장애인창작만화공모전 대상 보건복지부장관상
  • 2005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단편소설 당선
  • 2008 제3회 대한민국경제올림피아드 경제신춘문예부문 대상

 

“앞으로도 장편소설 창작에 전념, 세인들의 뇌리에 각인될 만한 장편을 남기고 싶습니다.”

 

가정형편상 중학교 1학년 중퇴를 하고 인장, 시계 수리기사로 10대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창호는 이후 오락실, 당구장 등을 운영하며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자 못다 한 학업에 재도전하여 경북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다.

또한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 만화창작과에서 소년기의 꿈이었던 만화계에 입문하여 수학하였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오랜 투병 끝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삶을 한 권의 실명소설로 남기고자 문화센터 소설창작과에 다니기 시작하였는데 그렇게 소설공부를 시작한 지 1년만에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을 받았다.

그리고 소설이라는 장르에 더욱 매료되어 전업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지금의 위치에 서 있다.

 

 

<대표작>

 

[단편소설]

평상이 말하다

 

김창호

 

늘어지게 한잠을 자고 난 기분으로 눈을 뜨다가 소스라치게 놀랐어. 세상이 온통 암흑과 적막뿐이지 뭐야. 의식은 또렷한데 아무런 감각도 없고. 아! 그랬었어. 나는죽은 거야. 빛조차 사라진 우주에 내 의식만이 달랑 남겨졌다는 표현 말고는 달리 할 말이 없네. 이것이 사후의 세계인가 봐. 너무 무서워. 아무런 존재 없는 이 상태가 영원히 지속된다면… 생각도 하기 싫어. 아닐 거야. 아니라고 믿어야지. 적막한 두려움을 잊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되겠어. 음… 우선 내 몸이 박살난 상황부터 돌이켜 볼까봐.

 

조금 전이었어. 아니, 도무지 시간의 경과를 알 수 없으니 오래전일지도 몰라.

“방울아, 인간들 하는 짓이 참 우습지?”

나는 아무 표정 없이 내 위에 앉아있던 방울이에게 물었어. 방울이는 뒷다리를 들어 제 목덜미를 암팡지게 긁어댔지. 굳이 가렵지 않아도 무료하면 하는 버릇이야.

나는 방울이가 내 곁에 왔을 때부터 대화를 시도해 왔어. 일개 평상인 나도 말을 하는데 개라고 해서 말을 못할 리 없잖아. 방울이가 한 번도 내게 말을 한 적은 없었지만, 그건 단지 방울이가 과묵해서라고 나는 믿었어. 사람들은 흔히 개새끼, 개 같은 놈, 개만도 못한 놈, 등등 악감정을 갖고 있는 이들을 개에 빗대어 욕을 해대곤 하지. 그러나 나는 방울이보다 나은 사람을 별로 보지 못했어. 너그럽고 여유로운 방울이가 매사 자기 잘난 줄로만 아는 인간들보다 한층 격이 높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야.

“방울아, 대답 좀 해봐라.”

방울이는 귀찮다는 듯 길게 하품을 했어. 그때, 갑작스런 굉음이 내 귀청을 때렸어. 반사적으로 시선을 돌린 도로 건너 쪽에서 승용차 한 대가 중앙선을 넘어 나를 향해 돌진해 오지 뭐야. 잽싸게 피하려 했지만 나는 움직일 수 없는 몸. 눈을 질끈 감는 사이에 거세게 차에 받힌 나는 공중에 띄워졌어. 내 몸이 박살나는 느낌이 생생했지. 곧이어 강한 충격음과 함께 비명이 뒤섞였어. 누군가도 크게 다친 것이 분명해, 자지러지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거든. 박살난 나는 눈의 기능을 잃었는지 보이는 것이 없었어. 청력도 온전치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소리는 들을 수 있었지. 사람들이 몰려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어.

뭐야? 미쳤나 봐. 음주운전이야? 저 피! 어떻게 좀 해봐요. 빨리 119불러. 112도 불러야지. 비명과 왁자한 소리들이 점차 잦아들었고 나는 의식이 몽롱해졌어.

“야, 평상! 죽은 거니? 나 방울이야. 평상, 평상!”

‘방울이? 방울이라고? 야, 인마!’

내 숨이 넘어가는 순간에야 말문을 연 방울이가 야속해서 소리를 질렀지만 내 말이 방울이에게 전해지기에는 너무도 미미했어. 방울이의 흐느낌도 고요 속에 점점 묻혀갔지.

 

죽음은 생각해 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졸지에 죽다니 삶이 참 덧없다고 느껴져. 오한과 함께 쓸쓸함이 엄습해 오고 있어.

붙박이였던 나는 종종 뭇 인간들과 방울이, 심지어 작은 벌레까지도 부러워하며 시기와 질투를 했었지. 그들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어. 그러나 막상 이렇게 죽고 보니, 그들이 움직이는 풍경을 보고 느꼈던 것만도 무한한 행복이었음을 절감하게 돼. 벌써 그때가 사무치게 그리워. 오 년 남짓한 내 생애가 드라마처럼 뇌중을 스쳐 지나고 있네.

(……)

방울이는 내가 죽고 난 다음의 일을 조곤조곤 얘기해주었어. 내 예상은 모두 빗나가고 말았지. 피해자는 염 사장의 아내였다고 해. 사무실 안에 있던 그녀는 남편의 고성을 듣고 밖에 나왔다가, 닥쳐오는 승용차 앞에서 남편을 힘껏 떠밀고, 남편대신 찢기고 찌그러진 점포의 전면과 자동차의 범퍼 사이에 하체가 끼어, 119구급대가 구조를 마칠 때까지 비명을 멈추지 못하고 세워져 있었다고 방울이는 말했어. 가해자 또한 전혀 엉뚱한 사람이었대. 안면조차 없는 보험설계사로 우리단지에 고객을 만나러 왔다가, 그의 차가 급발진 사고를 유발했다는 거야.

(……)

방울이가 한 말의 의미를 내가 얼른 파악하지 못하고 얼버무리자, 내게서 먼 하늘로 시선을 돌린 방울이가 뒷다리를 들어 제 목덜미를 암팡지게 긁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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