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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장애인예술을 이끌어온 예술인을 만나다
트레이시 브로튼

이름, 직업, 장애 정보
이름 트레이시 브로튼

트레이시 브로튼

 

다 불려나가고 마지막 둘만 남았다. 그네들은 약속이나 한 듯 마주서서 서로 두 손을 잡았다. 한 사람은 백옥같이 흰 여성이고 한 사람은 건강미 넘치

는 검은 피부를 가지고 있다. 백인 여성이 손을 내밀어 상대 여성의 손을 잡는다.

서로 잡은 손이 약간 부자연스럽다. 흑인 여성의 한 손에 철제 클러치가 들려 있어 마주 잡을 수 없어 백인 여성이 그 여성의 손 등에 가볍게 손을 올린

모양이 되어있다. 이제 불리는 이름이 2011년 미국의 가장 아름다운 미즈로 등극하게 되는 것이다.

숨막히는 순간이 지나고 드디어 미즈 아메리카가 호명되었다.

“트레이시 브로튼!”

청중석은 물론 무대에 서있던 미녀들까지 한꺼번에 환호를 터뜨렸다. 흑인 장애인 여성이 미즈 아메리카로 뽑힌 것이다.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던 백

인 여성도 그녀 때문에 빼앗긴 왕관에 한치의 아쉬움도 없이 트레이시를 포옹했다.

2010년 미즈 아메리카가 가까이 다가 온다. 목 하나는 더 있는 장신 트레이시는 다소 힘든 모습으로 클러치를 짚은 채 몸을 낮추었다. 그녀의 머리에

왕관이 씌어졌다.

 

그녀는 절뚝거리는 걸음걸이로 크러치를 짚고 무대를 돌며 청중에게 인사를 했다. 한 바퀴 돌고 제자리에 돌아오자 미즈 아메리카를 지원했던 모든 미녀들이 그녀에게 달려들어 포옹하며 축하해 주었다. 그녀의 얼굴에서도 환한 미소가 가시지를 않는다.

지난해 1월 30일 캘리포니아의 애나하임 더블트리 호텔에서는 전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혼 여성을 뽑는 미즈 아메리카 선발대회가 열렸다.

미즈 아메리카는 단순한 미 보다는 교양과 성품등을 고려하는 만큼 완벽한 신체가 첫 째 조건은 아니나 출연자들 모두 미스 아메리카 선발대회 못지 않게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했다.

워킹, 완벽한 몸매로 조금의 흔들림없이 완벽한 걸음을 걸어야 하는 시간에 한 흑인 여성이 클러치를 짚고 다소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등장했다.

미즈 아메리카는 아직 한번도 흑인이 왕관을 쓴 적이 없다. 미즈 아메리카는 아직 백인 여성의 것이다. 게다가 바르게 걸을 수 없는 여성이 크럿치를 짚고 걷는 다는 것은 미즈 아메리카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아니, 아메리카 뿐만이 아니라 세계 어느 미녀 선발 대회에서도 그런 예를 찾을 수가 없다.

장애 여성이 지원할 꿈도 꾸지 않고 설령 지원했다해도 심사 과정에서 탈락될 것은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달랐다. 그녀는 당당히 지원했고 행사측은 그녀를 받아 들였다.

이브닝 드레스, 스포츠 웨어 등을 입고 그녀는 청중 앞을 당당하게 걸었고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마침내 왕관을 머리에 얹었다. 최초의 흑인, 최초의 장애인 미즈 아메리카 트레이시, 그녀 머리 위의 왕관은 단순히 미녀 대회에서만의 것이 아니다. 이룰 수 없는 일을 이루어 온 그녀의 의지에 얹어 준 또 하나의 월계관인 것이다.

“우리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꿈을 이룬 엄마의 모습을 보여 주게 되어 정말로 기쁩니다.”

관중석에서 엄마를 응원한 열한 살 짜리 쌍둥이 아들 트리스톤과 타일러를 보며 그녀가 말했다. 두 아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영광의 순간을 선물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가 휠체어에 앉아서 꼼짝 못할 때 어리광을 부리기만 해야할 어린 두 아들은 자기들의 키보다 훨씬 큰 엄마의 휠체어를 밀어 주었다.

그녀가 다시 일어서게 하는 데 절대적인 힘이 되어 준 아들들이다. 그 아들들에게 주는 보여주는 상인만큼 남다른 가치가 있는 것이다.

 

* 출처 : 강샘『어때요』(미국 장애예술인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