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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예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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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봉명

이름, 직업, 장애 정보
이름 이봉명
직업 자영업
장애 지체장애

이봉명

-이 메 일:sangsan03@hanmail.net

-홈페이지:lbm.kll.co.kr/

 

 

<활동분야>

<주요경력>

  • 무주작가회의 창립 및 초대회장
  • 現 한국작가회의 무주지부장

 

 

<수상경력>

  • 1991 「시와 의식」 등단
  • 1989 전라예술제 백일장 일반대학부 장원
  • 1994 제4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시부문 가작
  • 1999 제9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시부문 당선
  • 2000 제1회 전국장애인근로자문화제 문학부 대상

 

 

<저서>

  • 시집 「겨울새가 젖은 날개로 날아와 앉았다」「꿀벌에 대한 명상」「아주 오래된 내마음 속의 깨벌레」「지상의 빈 의자」
  • 시문집 「아직도 사랑은 가장 눈부신 것」
  • 산문집 「겨울엽서」

 

“현재 전북 무주에서 꿀벌을 치며 자연과 벗삼아 시를 쓰고 있습니다. 조만간 시집을 한 권 더 출간하고 싶습니다. 이미 한 권 분량의 시가 쌓여 있으나 판로와 판매적인 부분의 어려움이 있어 오랫동안 시집을 발행하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작품들을 정리하여 한 권의 시집을 더 발행하고 싶습니다. 좋은 시(詩)를 쓰겠다고 욕심을 부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낯선 도시에서 불어 터진 라면을 눈물로 먹던 시절, 꿀벌이 우리를 버리지 않고 살아온 그 이야기를 쓰지 않는다고 나무라시던 선생님, 이제 그게 나의 시(詩)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이봉명은 무척 부끄럼 많은 아이였다. 그러나 공부는 결코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았던 그가 가장 싫어했던 날은 운동회 날이었다. 모두가 넓은 운동장에서 씩씩하게 달리고 뛰고 운동회 연습을 할 때 그는 교실 창문을 열고 구경만 했다. 그것도 싫어지면 공부를 했고 책을 읽었다. 그 시절 강소천 아동문학전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고 위다의 ‘플란다스의 개’를 읽었을 때는 엎드려 울기도 했다.

어느 해 새로 부임해 온 선생님이 교내백일장을 연다며 각반에서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을 뽑아 모이게 했다. 그는 백일장에서 동시를 써 입상을 하고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선생님은 어느날 떠나고 그는 선생님의 얼굴과 이름도 잊어버리게 되었다.

학교 도서관의 책이란 책은 다 읽고 문예부에 들며 처음으로 쓴 동시가 ‘옹달샘’ 이었는데 그 글이 학교와 이름까지 전북일보에 나와 한동안 그의 가슴을 울렁거리게 했다. 그는 자다가도 일어나 그 신문을 들여다 볼 정도였다. 그때부터 어린이신문에 매월 동시와 산문을 보내기도 했는데 모두가 다 아는 유명한 아동문학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있던 그 신문에서 그는 모두 열한 번 입상을 했다.

세월이 흘러 어려운 반대 끝에 결혼을 하고 나서 생계문제로 다시 방황을 하던 그의 눈에 확 들어온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의 저자가 바로 초등학교 다닐 때 백일장을 열었던 그 선생님, 소설가 박범신 선생이었다.

수소문 끝에 은사의 연락처를 알아낸 그는 13년만에 은사를 만나게 되었다.

그 후 박범신 선생은 그의 집으로 찾아와 많은 얘기를 들려주며 용기를 북돋워 주고 떠났다. 그 때부터 그는 생계의 방편으로 양봉을 하며 틈틈이 시를 쓰고 있다.

박범신 선생은 일 년에 한두 번씩 유명한 작가들과 내려왔고 그는 어떤 얘기도 놓치지 않으려 열심히 귀담아 들으며 스스로 깨달아야 했다. 그의 집을 다녀간 문인만도 열 손가락을 두 번 이상 꼽을 정도로 그의 은사는 그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려 내려올 때마다 다른 문인들과 함께 왔으며 많은 책도 보내주었다.

그의 은사인 소설가 박범신 선생은 이봉명 시집 「꿀벌에 대한 명상」 출간을 앞두고 다음과 같은 발문을 보냈다.

 

(……)

이봉명 시인은 무주군 적상면 괴목리에 산다. 병풍같은 단애로 둘러쳐진 적상산 핏빛 단풍들도 이젠 다 졌겠다. 구불구불 괴목리로 들어가는 구절양장 같은 그 길이 보인다. 물빛은 시리게 맑고 산은 골 깊어 적막하니, 이런 날은 보나마나 뿌연 물안개가 잔뜩 서려 있을 것이다. 괴목초등학교의 적상면 출장소를 지나면 커다란 괴목이 있을 터, 그 괴목 왼쪽을 끼고 돌아 맑은 물길 거슬러 올라가면 이봉명 시인의 슬레트집, 따뜻한 아랫목이 눈에 선하다… 이봉명 시인은 정직하고 순결한 사람이다. 그가 세상의 더러움이나 사람들의 교활함을 몰라서가 아니라 설령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거기 물드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삶과 문학을 비천한 곳에 떨어뜨리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다. 처음 만나 인연을 맺은 것은 스물두 살 젊은 나이로 내가 괴목초등학교에서 재직하던 1967년이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학생신분으로 나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그때에도 그림그리기, 글짓기, 서예 등에서 남다른 재능을 보였을뿐더러 무엇보다도 정직하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소년이었는데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 정직성과 순수성을 하나도 상실하지 않고 간직한 걸 보면 신기하기까지하다. 그 영혼의 참된 본질이 그렇기 때문이다.

(……)

 

 

<대표작>

 

           꿀벌2

 

                             이봉명

 

무주에서 꿀벌을 치는 이봉명이는

자기 자신이 가끔

꿀벌이 되어 사는 꿈을 꾼다

아무리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도

사람들은 그가 딴 자연꿀을

가짜 꿀이라고 믿지를 않는다

속임수를 쓰고 거짓말하는

그런 사람들 가운데서

아무렇게나 다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

 

벌들도 사람이 뿌려 논 농약에 의해

수없이 죽어 가는 들밭에서

목숨걸고 모아온 꿀이라는 것을

이봉명이는 종종 저 자신이

꿀벌이 되어 죽는 꿈을 꾼다

꿀벌을 치고 사는 이봉명이는

살만큼만 배고프다

밤늦도록 시를 써도 견딜 만큼 배고프다

 

무주에서 이봉명이를 치는 꿀벌은

자기 자신이 가끔 사람이 되어 사는

꿈을 꾼다

세상의 더러움을 몰라, 사람의 교활함을

아직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