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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예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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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김판길

이름, 직업, 장애 정보
이름 김판길
직업 시인
장애 시각장애

김판길

-직 업: 시인

-장 애: 시각장애

-이 메 일: jjindoly@hanmail.net

 

 

<활동분야>

  • 수필

 

<수상경력>

  • 2003 실로암문학상 대상
  • 2004 안문희문학상 대상
  • 2004 대전점자도서관 시공모전 대상
  • 2005 제14회 구상솟대문학상 신인상(시)
  • 2005 청민문학상 수필 당선
  • 2007 전국장애인근로자문화제 시부문 은상
  • 2009 제13회 구상솟대문학상 본상

 

 

<저서>

  • 별바라기 동인시화집 「3천원짜리 봄」(2006)

 

 

“시각장애인을 위한 녹음도서를 통해 독서를 하며 틈틈이 창작을 합니다. 앞으로는 동화도 써보고 싶습니다. 이제 일반문단에서도 나란히 어깨를 겨루고 싶고, 그동안에 받았던 여러 공모전 입상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여러 문학상에 도전을 하고 시집도 발간하고 싶습니다. 이루고 싶었던 많은 소망들을 문학이라는 매개체에 고스란히 담아서, 그렇게 펴낸 시집을 좋은 이웃들과, 지인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진행성 망막 질환을 앓고 있던 김판길은 초등학교를 다닐 때 시력 장애가 생겼다.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가야 했지만 변변한 시설 하나 없었던 당시의 시골 병원에서는 정확한 그의 병명을 알지 못했고, 큰 병원에 가야 한다는 소견조차 듣지 못했다.

답답함과 불편함을 감내하며 성장한 그는 병역 신체 검사를 받고 나서야 자신의 병명을 알게 되었다.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는 병이었다.

어려서부터 책을 무척이나 좋아했었던 그는 2003년,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틈틈이 써 온 시 작품을 골라 실로암문학상에 응모를 하여 그 작품으로 대상을 받았다.

그것을 시작으로 여러 공모전에서 차례로 입상을 한 그는 2009년에 제13회 구상솟대문학상 본상을 수상하였다.

 

 

 

<대표작>

 

   흔들림에 대하여

 

                             김판길

 

순간 순간마다 사람들은 풀꽃처럼

흔들립니다

발자국에 묻어나는 쓸쓸함에도

덧없이 흔들립니다

묵은 것에 새 것을 더해야 할 시간에도 허전하여

또 흔들립니다

강은 무수한 소리의 흔들림

세상에서 애착은 한때의 속절없음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돌들도

있어야 할 곳을 찾아 제 몸 뒤척이 듯

지우고 비워야 가벼워지는 세상에서

지극히 작은 돌 같은 나로 인하여

흔들릴 세상을 바라봅니다

 

 

 

    고염 나무

 

                     김판길

 

내 고향 초가 앞마당에

고염나무 한 그루 서 있다

그 나무 허리춤에

누가 매어 놓았을까, 빨랫줄 하나

어머니 물기 있는 빨래 하나씩 널 때마다

후두둑 마당 가득 나무는

꽃술들을 떨구어 놓았다

셔츠와 흰 속옷이

햇살보다 더 눈부시다

삶이 씨앗 몇 알로 남는 거라면

끝내 감이 되지 못한들 어떠랴

잘 늙은 고염나무 한 그루

가지 끝에서 달작지근한 고염 몇 알이

내 손바닥 위로 어머니 눈물처럼 톡 하고

떨어진다

 

 

 

             버팀목

 

                               김판길

 

살다 보면 가끔씩 내 발자국이

나를 뒤 돌아보게 합니다

까만 의식 저편에 나를 묻고

내 발자국은 또 서둘러 멀어져 갑니다

 

사는 동안 나를 밀고 들어오는 바람에도

억새처럼 몇 번이나 휘어지고

꺾였던가요

 

언제 한 번

속에 있는 말 다하지 못하고

가슴 가득 돌덩이로 채운 바위처럼

부르르 한 귀퉁이 떨어져

외로움으로 허공을 구르는데

 

가장 완벽한 듯 하면서도

쉽게 무너지는 세상에서

늘 뒷자리 모자 꾹 눌러쓰고

이름표도 없이 얼굴도 없이 서성이는

당신은 나에게 무엇입니까

 

기울어져 가는 내 한 몸

떠받치는 당신은

나의 버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