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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예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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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공원호

이름, 직업, 장애 정보
이름 공원호
직업 시인, 소설가
장애 시각장애

 

공원호

-직    업: 시인, 소설가
-장    애: 시각장애


<활동분야>
 

  • 소설

 

<주요경력>

  • 한국맹인문학회 회장 역임


<수상경력>

  • 1993 제3회 솟대문학상 신인상(소설)

 


<저서>

  • 시집 「임에게」(솟대, 1984)
     
  • 장편소설 「신의 낙엽」(솟대, 1993)

 

“글이 좋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쓴 시와 소설들을 모아서 책 출간을 하고 싶습니다.”

다섯 살때 영양실조로 실명을 한 공원호는 서울맹학교 고등부를 졸업하고 한국맹인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부산에서 침술원을 경영하고 있는 시인이자 소설가이다.
시각장애를 가지고 호흡이 긴 장편소설을 쓴다는 것은 대단히 힘든 일일 것인데 그는 자신의 첫 장편소설인 「신의 낙엽」을 이미 고교 재학시 구상하였고 졸업 후 본격적인 창작을 위해 직업을 갖는 일을 포기하고 집필에 몰두하였다.
그렇게 해서 청춘의 시절이 고스란히 바쳐진 작품 「신의 낙엽」은 1970년에 완성하였지만 다섯 차례 개작을 거쳐 1988년 최종완성이 되었다.

 

 

<대표작>


봄가뭄

   공원호

두 달째 계속되는
가뭄, 봄가뭄

황사바람과 꽃바람이
매일같이
불륜으로 뒤엉킨다

간통죄는 쌍벌인데
봄바람, 꽃바람
감옥 가면 어쩌나

불붙는 봄산은
숯으로 남아도

풀지 못할 인연은
비를 못 내리고

더해 가는 결막염에
눈시울이 젖는다

 

[장편소설]

신의 낙엽

   공원호

(……)
“얼굴이다, 얼굴!”
나는 옥순이의 손길을 뿌리치고 붓을 찾아 방바닥을 더듬거렸다. 꿈에서 깨어나기는 했으나 아직은 의식이 몽롱한 상태에서였다. 옥순이가 재빨리 붓을 집어다가 손에 쥐어주고 화선지를 끌어다가 내 앞에 펼쳐놓아 주었다.
“옥순이 밖으로 좀 나가줘.”
나는 붓을 잡고 화선지 위에 엎드리며 소리쳤다. 옥순이가 밖으로 나가주는지 쿵 하는 문소리가 내 고막을 진동시켰다. 문소리에 몽롱하던 의식이 한결 맑아졌다. 한 가지 의문이 생겨났다.
‘옥순이는 어떻게 내 말을 알아 들었을까? 글씨를 써 준 것도 아니고 손짓을 해 준 것도 아니었다. 엎드리면서 소리쳤을 뿐이므로 입모양을 보인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어떻게 내 말을 알아듣고 나가주는 것일까. 눈치로 알아차린 것일까?’
혼자 생각하다 말고 부랴부랴 화선지 위에 붓을 세웠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내 안막 위에서 그녀의 모습이 자취를 감추고 난 뒤였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녀의 모습을 되살려내려고 애를 써봤다. 꿈 속에서 본 모든 것이 생생하게 되살아났으나, 목선 위의 그녀의 모습만은 조금도 되살아나지 않았다. 무척 아름다운 얼굴이었다는 막연한 기억과 그 얼굴이 보여준 깊은 감동만이 아련한 아쉬움으로 남아있을 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