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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김홍열(예명 김율도) |
직업 | 시인. 동화작가 |
장애 | 지체장애 |
-이름: 김홍열(예명 김율도)
-직업: 시인. 동화작가
-장애: 지체장애
-이메일:
<활동분야>
•시
•수필
<주요경력>
•198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1991년 제1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시 부문 대상
•2014년 구상솟대학상 대상
<저서>
•시집 『엽서쓰기』 『수학노트에 쓴 사랑』 『10만원짜리 팬티입은 서울타잔』 『가끔은 위로받고 싶다』
『다락방으로 떠난 소풍』
•장편동화집 『큰 나무가 된 지팡이』
<대표작>
고통과 아름다움은 산 위에 산다
김율도
그렇다
고통과 아름다움은 주로 산 위에 산다
남산타워를 똑바로 응시했던
창신동 산꼭대기 시민아파트
중세의 성처럼 늠름한 아파트는
끝내 사람 손으로 부서지고
나도 머리 둘 곳이 없구나
그래도 여태껏
시계노점 성희 아버지, 중동에 간 건주 아버지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산 위의 벌집에서
엄마는 손가락을 찍어가며
몇 백 원 하는 머리카락 정리하는 일을 하고
온 식구가 손가락 다치며 몇 천 원짜리
잣을 까는 부업의 시간
때때로 바람이 집을 흔들었고
별빛 몇 개 흔들려
그냥 어둠이 될 때 산 하나가 날마다 솟고
산 하나가 날마다 무너지는데
지린내 나는 층마다 흘러나오는
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늘 취해있는 401호 아저씨는 으악새만
불러들이고
서정적으로 헤엄치는 창신동 사람 나는
땀에 절어 소금밭 그려진 옷을 입고
낙산허리 옛 성터*에서
삼거리 윷놀이판과 깡통돌리기를 뒤로 하고
윗풍 센 겨울 밤을 기도하듯 넘기는데
고통과 아름다움은 주로 산 위에서 산다.
*창신동 중턱에 있는 명신초등학교 교가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