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
회원메뉴 바로가기 네비게이션 바로가기 분문 바로가기

장애예술인

HOME > E 사람 > 장애예술인

[문학] 서해웅

이름, 직업, 장애 정보
이름 서해웅
직업 공무원, 시인
장애 시각장애

-직 업: 공무원, 시인

-장 애: 시각 1급

-이 메 일: 2010030436@guro.go.kr

 

 

<활동분야>

• 시

• 기행문

• 독서감상문

 

 

<학력>

• 순천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주요경력>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운문부 대상(2014) 외

 

 

<수상경력>

•제14회 장애인근로자문화제 운문부 금상(2013)

•고양시종합장애인복지관 장애인문학상 대상(2013)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운문부 대상(2014) 외

 

 

<저서>

•공저 <3.14159> (제24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수상작품집, 2014)

 

 

<대표작>

캔클락*

 

서해웅

 

정동진역 시계박물관에 깃털로 만든 시계 있다

깃털이 초침인, 초침만 있는 시계

시간이 깃털처럼 가볍다는 말인지

시계를 보고 서 있는 당신이야말로

덧없다는 뜻인지

날카로운 초침은 매 순간

멈춘 듯 움직이고

움직이는 듯하다 멈춘다

막 날아오른 물새에게서

무슨 수학법칙처럼

빙그르르 원을 그리며 바닥으로 떨어진 깃털

한때는 바람의 결을 더듬어

곡선의 궤적을 그렸을

그 깃털 하나가 이제는 버려져

맴도는 시계 속에 갇혀 있다

오래 전, 내 몸에 붙어 있던 그녀는

너무 무거워서 아니면

너무나 가벼워서

내게서 떨어져 나간 것일까

그녀가 일러 주는 길을 따라

하늘을 날았고

손짓하는 곳에 가 내려 앉곤 하였는데

초침은 부푼 기대감으로 일어섰다가는

다시 기다림의 무게만큼 쓰러지고 만다

어쩌면 시계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것의 무게를 재는 저울 같은 것

파도치는 정동진역

물새 떠나간 수평선 너머

저 멀리 철길도 따라 이어져 있다

 

*캔클락 : 버려진 물건을 활용하여 만드는 시계를 가리키는 말.

 

 

 

시와 여행을 좋아하는 서해웅은 1급 시각장애인이다.

그가 처음부터 여행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고 하는 선천성 희귀질환으로 점점 눈이 나빠져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어렸을 때는 오히려 눈이 보였어요. 그때 여행은 귀찮고 고생스러운 것이었어요. 역설적이게도 시각장애인이 된 지금은 여행을 정말 좋아합니다. 언제든 기회만 생기면 어디든 떠나고 싶어요." 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학창시절 이공계 대학에 합격했지만 졸업 후 취업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사에 말에 큰 충격을 받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 어린 시절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다음 해 문예창작학과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대학 시절 나름 열심히 시를 썼지만 교내 문학상 이외에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처음에 문예창작학과에 들어갔을 때는 평생 글이나 쓰며 살겠다는 마음이었다.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에 남들처럼 직장에 다니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고 국가에서 주는 장애인수당을 받으며 글이나 쓰며 살아갈 작정이었다.

그런 그에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기회가 찾아왔다. 2008년 공무원공개경쟁시험에서 중증장애인에 대한 편의지원이 확대되면서 1급 시각장애인도 스크린리더를 통해 시험을 치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저는 점자를 익히지 못했어요. 설사 익히더라도 시간 내에 점자시험지로 문제를 풀어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2010년 2년 간의 도전 끝에 공무원시험에 합격했다. 취업에 매달리며 한동안 시를 쓰지 못했던 그는 임용 후 다시 시를 쓰기 시작했다. 2013년 고양시종합장애인복지관에서 주최한 장애인문학상에 시 '스파이더맨'이 당선되고 같은 해 제14회 장애인근로자문화제에서 시 '잠수함'이 당선되어 시를 쓰는 동력을 얻었다고 했다. 아무도 자신의 작품을 눈여겨 봐 준 적이 없었는데 수상을 통해 앞으로 포기하지 않고 시를 쓸 힘을 얻은 것이다. 그리고 다음 해 제24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에서 시 '캔클락'이 대상으로 당선되는 영예를 얻었다.

 

그는 앞으로도 많은 곳을 여행하며 문학적 영감을 얻고 그것을 시를 통해 풀어낼 생각이다. 또 멈추지 않고 시를 써서 신춘문예에도 도전하고 후에는 시집을 발간하고자 한다.

문학 외에도 장애인의 진로나 직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그는 틈 나는 대로 사회적 기업이나 복지관을 찾아 다니며 취재를 하고 글을 쓰고 있다. 후일 이 분야에서도 저술활동을 하고자 한다.

그의 관점을 한 마디로 하자면 '시도 밥은 먹어야 쓸 수 있다' 라 할 수 있다. 평생 이 좌우명으로 살아가며 문학과 직업과 여행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