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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예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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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김미선

이름, 직업, 장애 정보
이름 김미선
직업 소설가
장애 지체장애

 

김미선

 

-직 업 :소설가

-장 애: 지체장애

-이 메 일: msmoz@naver.com

-홈페이지: blog.naver.com/msmoz

 

 

<활동분야>

  • 소설

 

<주요경력>

  • 장애인인권센터 기획위원장 역임
  • 한국 DPI 부회장, 여성위원회 위원장 역임
  • 한국장애예술인협회 이사

 

 

<수상경력>

  • 1994 「동서문학」 소설신인상
  • 2000 문예진흥원 작가기금 수혜

 

 

<저서>

  • 「젊은작가 신작소설 모음」(강)
  • 「그녀가 사는 세상」(나무의 꿈)
  • 「유일한에게 배우는 나눔」(뜨인돌)
  • 「눈이 내리네」(개미) - 2012 문화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문학나눔 우수문학도서' 선정

 

 

[문예지 발표]

  • 눈이 내리네(창작과 비평)
  • 집으로 돌아오는 날(문학사상)
  • 무극행(문예중앙)
  • 고도를 기다리며(동서문학)
  • 그리운 보증인(문학 아카데미)
  • 절규(문학나무)
  • 그는 말을 타고 갔다(강)
  • 낙타가족(솟대문학)
  • 外 중·단편 다수 발표

 

김미선은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인간의 근원적인 고통과 차별에 민감했던 그녀는 아이들의 아픔을 쓸어주고 기다릴 줄 아는 국어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그리고 작가가 되고 싶어 했다.

그러나 교사임용 순위고사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고도 공무원 신체검사에서 탈락되었고, 그나마 일 년 남짓 거제도의 남자고등학교에서 임시교사 시절을 보낸 적이 있다. 정립회관에서 상담교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1994년에 ‘동서문학’ 소설부문 신인상으로 등단을 한 그녀는 한 동안 작품에 열중하다가, 닫힌 존재로서의 한계를 절감하고 장애인 운동판에 뛰어나가 인권운동을 하면서 ‘장애인차별금지법’, ‘UN장애인권리협약’ 제정 과정에 함께 참여를 하기도 했다.

이후 소박한 개인으로 돌아와 동네 공부방에서 글쓰기 자원교사를 하며, 작품활동에 매진 중이다.

 

 

<대표작>

[단편소설]

 

눈이 내리네

 

김미선

 

오후 내내 책상 앞에 앉아 있다가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면 전봇대 위에 조금씩 눈이 쌓여가고 있었다.

그동안 나는 한 줄의 문장도 완성시키지 못했다.

두 손을 무릎 위에 얹고 막연하게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있다가 근근이 한 줄을 끌어 올리고나면 얼마 되지 않아 그것은 다시 썩은 동아줄처럼 끊겨져 나갔다. 무력한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끊임없이 반짝거리는 새파란 커서가 부담스러우면서도 나는 차마 컴퓨터를 꺼버리지 못한다. 대신 눈길이 창 너머에 가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건너편 아파트의 모서리에 기대듯 서 있는 전신주에는 참새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는다. 그 위에 막막한 얼굴처럼 부옇게 떠 있던 하늘은 점점 검은 빛으로 가라앉아왔다.

집에서 부업을 하는 다른 여자들처럼 구슬이라도 꿰었더라면, 시간이 눈앞에 보이는 것으로 환치되어 굳어지는 것을 확인이라도 할 수 있었으련만.

나는 속절없이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캄캄한 네모 상자 안에 불빛만 들어오면, 그래서 방정맞도록 쉬임없이 작은 몸을 굴리고 있는 커서만 바라보면 머릿속이 먹먹해져 왔다. 그렇다고 해서 쓰고 싶은 것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새벽에 문득 잠이 깨어 거무레한 천장을 바라보면 거기에는 슬프고도 적막한 말들이 서로의 작은 몸을 껴안고 웅크리고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길을 가다가도 미처 풀지 못한 덩어리 하나가 뜨겁게 가슴을 달구어오곤 했다. 그러나 귀신들린 여자처럼 그 허허롭고도 뜨거운 감정이 비좁은 속에서만 와글거릴 뿐, 그것이 어떻게 바깥으로 나와야 할지, 한 줄의 빛나는 견사처럼 올올이 풀려나와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채로 남아 있는 것이다.

 

(……)

나는 미끄러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눈이 다져지지 않은 갓길을 택해 발을 옮겼다. 거기에는 불규칙적이고 파행적인 선들이 이리저리 그어져 있다. 선이 처음 시작하는 곳에서는 그나마 약간의 무게가 실린 듯 조금 옴폭하게 패여 있다가 끝으로 갈수록 그것은 점점 희미해졌다. 그러나 조금 앞에서 눈은 다시 패이고 떨리듯이 희미하게 그러진 선은 계속하여 지속된다.

남편은 온몸을 앞꿈치에만 의지하여 발을 끌듯이 걸었다. 나는 희미한 그 선 위에 다시 나의 발자국을 만들며 그에게로 간다. 작은 발 두 개와 그 양쪽에 동그란 도장을 찍으며. 우리 뒤에 오는 사람이 있어서 이 발자국을 본다면 이건 도대체 무엇이 만든 흔적이란 말인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릴지도 모르겠다.

 

(……)

나는 책상 앞에 돌아와 컴퓨터에 전원을 넣었다. 새파란 커서가 재빠르게 자기 몸을 드러낸다. 창문 밖은 역시 다른 창문에서 흘러나온 불빛으로 부옇게 밝아 있다. 앞 건물에 기대듯이 서 있는 전신주는 오늘도 묵묵히 자기의 밤을 지새울 것이다. 앞 뒤, 앞 뒤, 자기 몸을 끊임없이 굴리며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명랑한 커서를 나는 가만히 노려보았다. 그리고 실지로 입술을 벌려 어떤 소리를 만들어 본다. 아, 아, 어, 어, 손바닥을 비볐다가 손가락을 엇갈리게 붙이기도 하고 중지로 활자판을 탕탕 두드리기도 하면서 나는 컴퓨터 앞에서 헛된 동작을 거듭 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시간은 느릿느릿, 혹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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