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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과음에
땀 짜며 낮잠에 빠져있는 설빈 엄마
사탕수수 같은 잠에서 깨어난다
한여름 과일 파는 트럭 한 대
확성기로 꿀맛꿀맛 외쳐댄다
죄다 달콤한 딱지 붙인 상품들인데
눈 흘기는 매무새가 수상하다
군침 흘리며 산 수박 한 통 쪼개고 보니
여물지 않은 알 품고 얼굴을 붉힌다
그녀는 밭에서 나눈 밀회를 숨기고 시치미 뚝
자존심 팔고 간 장사치가 진상을 알고 있다
그놈은 동네방네 속마음을 꿀맛으로 숨기며
여전히 씨 없는 수박을 팔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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