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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겹도록 미워서 좋은 여자
이솔길 조회수:1230 121.182.45.61
2019-04-19 11:43:17

눈물겹도록 미워서 좋은 여자

  

                            / 이동훈

 

 

가늘고 긴 고운 손가락

하얗고 까만 피아노 건반 위를

사뿐히 춤추는 그런 여자가 좋았다

 

은은한 꽃 향수 내음

솔솔 풍기며 거울 앞에 수시로 앉아

곱게 화장 고치는 그런 여자가 좋았고,

 

빨강 립스틱 하얀 치아

화사하게 미소 지으며 와인 한잔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여자가 좋았다

 

지랄버릇이라도 생겼나 보다......

 

거친 생업에 손가락 마디마디

굳은살 박여 굵어져도 쉼 없는 가사 일에

땀내 폴폴 풍기며 솥뚜껑 밖에 못매만지는 여자,

 

쌈짓돈 아까워 싸구려 단장수 한통으로 철퍽 앉아

얼굴 성난 피부 달래며 못난 서방 기죽을까봐  하루, 하루

고단한 표정 감춰 놓고 애써 함박웃음 지어주는 미련한 여자,

 

눈물겹도록 가슴시린 아픔 주는 여자.

고맙다는 소리도 차마 미안해 말 못하게 하는 그런 여자.

그런 아내가 미워서,  너무 미워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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