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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없는 농법
소추김진우 조회수:1576 175.210.246.245
2017-11-03 21:10:41

한국시인협회 초청, 시의 날 낭송 시-

 

씨 뿌리지 않고 수확하는 작물은

논바닥에 격자무늬 칸막이를 세우고

수차로 물을 채워놓으면 여무는 곡식

잡초를 뽑아주지 않으니 호미가 필요 없다

팔뚝 굵어지며 써레질만 잘하면 된다

 

햇살을 비료처럼 뿌려주다가 수분이 줄어들면 다른 다랑이로 옮긴다

바다에서 떠도는 홀씨들은 진액이 마르면 싹을 틔우자마자 열매가 맺힌다

도정하지 않고 먹을 수 있지만

삼년 동안 노폐물을 빼내야 몇 만원 건진다

 

비가 오면 자랄 수 없고 날씨가 맑으면

성장이 빠르니 육 개월 가뭄은 끄떡없다

물에서 생겼지만 수분은 천적

장마가 길어질 땐 몽땅 삭아버린다

 

바닷물 농법은 종자 사들일 필요가 없고 씨앗만으로 제배할 수 있다

곡식과 정반대의 특용작물은 흐리면 더디 성장하는 식생이다

 

잽싸게 뿌리고 수확하는 낱알은 타이밍 싸움

자칫 늦었다간 땀을 쥐어짜며 얻은 결실을 썩혀버린다

 

작물의 특성상 금기사항을 잘 지켜야 한다

비 오라고 말하면 뺨 맞을 일

메마른 밭에서 가물길 바라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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