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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2017.12_시각장애인 박송이 피아니스트 한예종 입학
emiji 조회수:2343 211.193.40.165
2017-12-29 15:31:00

 

 

시각장애인 박송이 피아니스트 한예종 입학

장애 음악인, 연주자 꿈 키울 수 있는 종합적 대책 세워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12-29 14:22:52
얼마 전 광안리 해변의 한 한식점에서 조촐한 축하연이 열렸다. 시각장애인 박송이 씨의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합격을 축하하기 위한 박송이 씨 어머니의 자축연이었다. 이 자리에 그동안 박송이 씨의 한예종 합격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 준 몇 사람을 초대했는데 필자도 그 중의 한 사람이었다.

이 자리에는 박송이 씨의 연주를 맨 처음 무대에 올려 준 장전중학교 신애련 교장을 비롯하여, 박송이 씨에게 다방면의 피아노 연주회를 관람하게 해준 부산문화회관 손금숙 공연기획팀장 그리고 박송이 씨의 재능을 발굴해서 육성케 한 김진 선생 등 이었다.
 
박송이 씨 축하연.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박송이 씨 축하연. ⓒ이복남
박송이(26) 씨는 4살 때 원인도 모른 채 시각장애인이 되었다. 어린아이가 장난감 피아노를 가지고 놀면서 당시 엄마가 즐겨 듣던 예스터데이를 연주하는 것을 보고 피아노를 가르치게 되었다고 했다.

“피아노를 치는 것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박송이 씨는 좋은 음악을 들을 때 감정이 반응하는 것 같다면서, 자신도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음악을 연주하고 싶단다.

처음에는 눈 감은 아이에게 피아노 레슨을 해줄 선생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으나 다행히 좋은 선생님을 만날 수 있어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워왔다.

청주맹학교를 거쳐, 부산예고를 다녔다. 피아니스트가 되기로 결심한 부산예고 3학년 때 독일 드레스덴 국립음대에서 피아노 교수가 한국에 왔다가 박송이 씨의 연주를 듣고는 자기 학교로 오라고 했다.
 
박송이 씨의 피아노 연주.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박송이 씨의 피아노 연주. ⓒ이복남
그러나 독일 드레스덴 국립음대에서 혼자 공부하는 동안 낯설고 물선 독일에서의 향수병인지 건강이 악화되어 하는 수 없이 한국으로 다시 돌아 왔다. 어머니 곁에서 건강이 회복되자 피아니스트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세계 유수의 예술기관에 뒤지지 않는 우수한 교육과 창의력 배양으로 피아니스트 손열음, 김선욱 등의 유망한 피아니스트를 배출한 한예종을 가고 싶었다.

“소문에 듣기로는 한예종 입학이 하늘의 별따기라고 해서 내심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독일에서 돌아 온 첫해에는 어쩌다 날짜를 놓치는 바람에 다시 또 1년 동안 연습에 몰두해야 했다. 덕분에 멘토(Mentor) 같은 김진 선생을 만나서 여러 가지 지도도 받고 장애인복지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2018년도 신입생으로 한예종에 원서를 넣으면서도 가슴이 떨리고 두근거림은 어쩔 수가 없었다. 물론 장애인 특별전형이다.

“피아노과에 몇 명이 지원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음악과에 시각장애인은 두 명이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두 명이라는 것은 어떻게 알았을까?

“이론 시험을 음성으로 칠 줄 알았는데 점자 문제지가 나와서 좀 놀랐습니다.”

이론 시험을 치고, 실기는 쇼팽의 연습곡,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3번 열정 등 다섯 곡을 1차와 2차에 걸쳐 치렀다. 그리고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초조하게 발표를 기다렸었다.
 
한소네를 사용하는 박송이 씨.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한소네를 사용하는 박송이 씨. ⓒ이복남
합격자를 발표하던 그날 오후, 마침 송이 씨는 어느 공연장에서 연주를 하고 있었다. 송이 엄마와 김진 선생은 송이 씨가 알게 되면 혹시라도 연주에 지장이라도 있을까 봐, 송이 씨에게 는 합격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송이 씨는 연주가 끝난 후 사회자 멘트를 통해 합격 소식을 알게 되었다.

이제 송이 씨는 한예종 학생이 되어 어떻게 하면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 있다. 그래서 송이 씨는 김진 선생과 함께 필자의 사무실에 몇 번 왔었다. 송이 씨가 한소네(점자 정보 단말기)를 가지고 있지만 영어점자와 컴퓨터 사용 등에 대해서는 김진 선생의 지도를 받기 위해서였다.

김진 선생은 필자의 사무실 컴퓨터 1대에 센스리더(시각장애인용 컴퓨터 음성 S/W)를 설치하고 송이 씨에게 시각장애인용 재활정보 통신망 "넓은마을"을 보여주는 등 점자와 컴퓨터 사용 등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가르쳤다.
 
컴퓨터를 배우는 박송이 씨.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컴퓨터를 배우는 박송이 씨. ⓒ이복남
한예종은 석관동캠퍼스와 서초동캠퍼스가 있는데 기숙사는 석관동캐퍼스에 있었다. 송이 씨가 공부할 음악원은 서초동캠퍼스에 있으므로 송이 씨는 학교 근처에 숙소를 정했다고 했다.

물론 시각장애인이 비장애인들과 경쟁하려면 그 만큼의 노력이 있어야겠지만 한예종에는 학생지원센터가 있다. 송이 씨가 학생지원센터의 도움으로 그녀가 바라고 꿈꾸는 카네기홀에서 피아노 연주를 할 수 있는 그날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연습할 수 있기를 빈다.

아울러 현재 부산에서도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음악 하는 장애인이 비장애인 사회에서 여럿 활동하고 있다. 이번 박송이 씨의 한예종 피아노 전공 합격에 즈음하여 부산에서도 장애 음악인의 발굴과 양성 그리고 연주자로서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 같다.
 

이복남 기자 (gktkr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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