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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것은 나눠지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조건으로 주어진다
숨은 허락을 받지 않는다
그 자체로 이미
살아 있다는 증거이자
존엄의 바탕이다
그러나 세상은 종종 말한다
네 대신 내가 해줄게
안전을 위해 맡겨두라고 한다
그 순간 목소리는 지워지고
존재의 공간은 좁아진다
숨은 대신할 수 없다
내가 네 폐가 될 수 없듯
존엄도 대신할 수 없다
나는 보았다
조용히 흘러나온 한 사람의 바람
오늘은 하늘을 보고 싶다
그것은 단순한 소망이 아니라
스스로 존재를 선언하는 언어였다
햇살이 얼굴에 닿고
바람이 뺨을 스칠 때
숨은 비로소 제 자리로 돌아온다
권리는 멀리 있지 않다
스스로 고르는 선택 속에
존중받고 싶은 눈빛 속에
다치지 않으려는 몸짓 속에 이미 있다
숨은 곧 권리이고
권리는 곧 존엄이다
숨을 빼앗는 순간
삶은 꺼지고
존엄을 빼앗는 순간
존재는 지워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누군가의 숨을 막고 있지 않은가
나는 숨처럼 당연한 권리를
존중하고 있는가
그 물음을 끝까지 붙드는 순간
숨은 빛이 되고
존엄은 다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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