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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한의원
소추김진우 조회수:1351 175.210.246.68
2018-09-08 13:18:10

한 해에 한 번 문을 여는 한의원이 있다

깊은 겨울잠에서 나무들을 깨우려면

정확한 혈에 바늘을 꽂아야 한다

 

습도가 높고 흐린 날씨가 시술의 적기

가는 침으로 손등에 몇 번 꽂아보고

발진이 없으면 본격적인 시침에 들어간다

 

계절풍이 모시고 온 명의는 봄비

자극이 많이 되는 굵은 침을 사용한다

바늘은 일회용으로 부위마다 박혀서 살을 뚫고

통점의 파장이 퍼지는 며칠이 소요 된다

 

밑동부터 줄기와 가지로 피가 돌며

세포가 활성화되고 연둣빛 눈이 떠진다

입과 혀가 움직이면 제대로 효력이 나타난 것이다

 

군침 흐르는 뿌리에서 양분을 흡수하고

신진대사 촉진에 모든 기능이 회복 된다

분주한 소리에 개구리도 덩달아 뛰쳐나온다

 

침술사의 손길이 지나간 나무들은

꽃을 접어 올리며 열매를 빚어낸다

 

일 년에 한 번 진료하는 봄비 한의사는

구름 침통이 비워지면 다른 환자를 찾아간다

 

*2017년 제27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대상 당선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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