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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문인의 시, 동시, 시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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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대
작은가을 조회수:1561 175.210.246.245
2017-10-25 11:14:53

수백 년 세월이 흘러도 늙지 않는

시조새는 전망이 밝은 곳에 앉았다

 

마을 출입구, 장대를 세운 망루위에서 이마에 액이 붙은 소문을 통제하며

품에 복을 지닌 소식 맞아드리는 손 이었다

 

가정에 기초를 내린 장롱처럼 요동 없는 기러기는

나무기둥과 짝을 지어 동구 박에 터를 잡았다

날개를 키우며 날고 싶은 나무들의 마음을 알기에

마을이 생긴 후로 동행했던 것이다

 

나그네새들은 땅을 보러 왔다 가고

젊은 텃새들마저 도시로 떠난 자리에서 묵묵히 안녕을 빌었던 망부석

새카맣게 죽어서도 주인을 지키는 명견처럼

발이 묶여도 불평을 모르는 족속들이었다

 

심장을 열어보면 펄펄 끓고 있을 피

온천 인 듯 전해지는 수증기를 따라 눈이 녹고 봄이 찾아왔다

벙어리 새들이 아니었다면 절기가 쉽게 오지 않았다

 

회초리만한 뼈마디 여러 개를 합쳐서 버텼을 조류가족

강산이 바뀐 건널목을 건너온 기러기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하는 새는

샤머니즘이 낳아 키운 수호천사

늙어서 명을 다할 때까지 살아 숨 쉴 마을의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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