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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네
김미선 | 개미 | 2012
『눈이 내리네』는 장애인을 비롯하여 고아, 이민자, 홀로 남은 여성 등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인간 존재와 생명의 근원이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는 소설이다.
●구성
1. 눈이 내리네
2. 백령도 연가
3. 저기 푸른 섬
4. 붉은 길이 보이는 창
5. 낙타 가족
6. 눈물똥
7. 무극행
8. 그 남자의 휠체어 댄스
9. 그는 말을 타고 갔다
10. 고도를 기다리며
●책 속에서
나는 미끄러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눈이 다져지지 않은 갓길을 택해 발을 옮겼다. 거기에는 불규칙적이고 파행적인 선들이 이리저리 그어져 있다. 선이 처음 시작하는 곳에서는 그나마 약간의 무게가 실린 듯 조금 옴폭하게 패여 있다가 끝으로 갈수록 그것은 점점 희미해졌다. 그러나 조금 앞에서 눈은 다시 패이고 떨리듯이 희미하게 그어진 선은 계속하여 지속된다.
남편은 온몸을 앞꿈치에만 의지하여 발을 끌듯이 걸었다. 나는 희미한 그 선 위에 다시 나의 발자국을 만들며 그에게로 간다. 작은 발 두 개와 그 양쪽에 동그란 도장을 찍으며. 우리 뒤에 오는 사람이 있어서 이 발자국을 본다면 이건 도대체 무엇이 만든 흔적이란 말인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릴지도 모르겠다.
-본문 <눈이 내리네> 중에서
김미선
1955년생. 지체장애
계명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4년 <동서문학> 데뷔
1994년 <동서문학> 소설신인상
저서 『그녀가 사는 세상』『유일한에게 배우는 나눔』『눈이 내리네』공저『젊은작가 신작소설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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