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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이충기 『사랑하는 사람에게』
emiji 조회수:2109 118.36.214.171
2013-12-27 14:25:00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충기 | 좋은날미디어 | 1999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 판정을 받은 저자가 16년 동안 방안에만 누워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고 세상을 향해 써내려간 시 80여 편을 모아 엮어냈다. 때 묻지 않은 저자만의 순수한 시세계가 담겼다.

 
●구성

1부 지울 수 없는 슬픔에게 
2부 기다리는 나무 
3부 마음 비우기 
4부 어머니와 함께 춤을 
5부 저녁노을 바라보며 
●책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충기

나는 알 수 없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대가 왜 내 곁에서 머무는지,
때론 몸 한 번 부딪칠 수 없는 우리가
왜 이렇게 만나서
그대는 나를 위해 일생을 희생하고
나는 그대 때문에 늘 괴로워 하는 지를

욕창의 냄새만 가득한 방안
오직 내가 그대에게 해 줄 수 잇었던 것은
단 한 줄의 시와 글들을 써서 보여 주는 것
어느 날 갑자기 내 두 다리와
엉덩이가 없었던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나를 찾아와
나를 위해 한 생을 바치고 있는 그대가

나는 알 수 없습니다
아아 눈을 떠보고 내 몸을 만지면
없다. 없다. 없다 내 발가락이, 내 다리가
내 엉덩이가 내… 모든 것이 없다라고
나는 얼마나 울고 또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대여 사랑한다는 것은 사라지는 것입니까
어느 날 나는 문득 그대가
내 곁을 훌쩍 기러기처럼 날아가 버리기를
간절히 또 간절히 빕니다


이충기 
1953년생. 지체장애
추락사고로 전신마비
부산교육대학교 졸업
부산부곡초등학교 교사 역임 
1994년 <샘터> 올해의 인간승리상 수기 당선 외
저서 『기다리는 나무』『먼길 가면서』『내 아픈 사랑을 위하여』『사랑하는 사람에게』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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