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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형> 속에서의 시각장애인
emiji 조회수:569 211.193.40.173
2017-03-27 15:25:00

영화 '형' 속에서의 시각장애인


형은 왜 동생에게 각막이식을 안 했을까?

 
영화 <형> 포스터. ⓒ한국장애예술인협회
영화 <형> 포스터. ⓒ한국장애예술인협회
 
 

김헌식(대중문화평론가)



이 코너는 장애인에 대한 현상을 대중문화 차원에서 비평하는 난으로 A는 able로 가능성을 뜻하고 able에 Culture를 붙여 ‘가능성의 문화’로서 하나의 문화 운동으로 확산시키고자 한다.

가족 안에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이나 자매가 있다면, 불치병에 걸려 곧 세상을 떠날 다른 동생이나 언니가 어떻게 할까. 대개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장기기증을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남은 장애인에게 불치병에 걸린 가족구성원에게 장기를 기증하는 모습은 극적 감동을 이끌어 내려는 연출 콘셉트다. 영화 <>에도 시각장애인이 등장하고 은 불치병에 걸린다. 하지만 은 동생에게 눈을 이식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이식을 해 주지 않은 것은 단지 현실적인 불가능 때문이었을까?

대개 장애인의 관점에서 영화를 평가할 때 행태의 현실성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시각장애인의 행동을 영화에서 잘 그려내고 있는지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서는 장애 극복이라는 설정이 어떻게 달리 접근되고 있는지를 살피려 한다. 우선 이 영화에서 동생 (도경수) 이 시각장애를 갖게 된 이유부터 살펴야 할 것이다. 유망한 유도 선수였던 고두영 (도경수) 는실력대로 결승전에 진출하지만 열정적인 시합 중에 다친 부상으로 시각장애를 얻게 된다.
 

영화 <형> 스틸컷. ⓒ한국장애예술인협회
영화 <형> 스틸컷. ⓒ한국장애예술인협회
 
 
시각장애를 갖게 된 그는 삶의 의지를 잃고 스스로 집에 자신을 가둔다. 집에 가족은 없고 다만, 내왕이 오래전에 끊긴 유일한 은 감옥에 있을 뿐이다. 비록 엄마가 다른 이지만 혈육, 그렇다면 운이 나빠 감옥에 간 일까. 그러나 사기전과 10범 고두식 (조정석) 이다. 그러니 앞으로 벌어질 일이 뭔가 심상치 않다.

교도소에 있던 고두식은 신문을 보고 동생이 시각장애를 갖게 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동생의 보호자 역할을 맡는다며 감옥 밖으로 나온다. 막상 동생이 사는 집에 온 시각장애인 동생을 잘 돌봐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못되게 군다. 그런데 을 대하는 동생의 태도도 마찬가지였다. 까칠하기는 기본이고 반말도 서슴지 않는다. 뭔가 사연이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고두식은 주거공간이 없어 일단 옛집에 들어와 살기는 했지만 일찍 가출해서 가족과 연락이 오랫동안 끊겨 왔다. 불안한 동거 생활을 하게 된 두 사람. 그러나 고두식은 단지 동생에게 주거환경의 불편함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피해를 주기도 한다.

부모님의 납골당을 옮기는데 필요한 동의서에 동생의 인감이 필요하다고 말하는데, 개인 사비를 마련하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동생은 인감을 내주고 만다. 사실상 그것은 동생에게 사기를 친 것이다.

이때 등장하는 인물이 고두영의 유도 코치 이수현 (박신혜) 이다. 코치 이수현은 두영이가 운동을 그만두고 집에 유폐한 것을 안타까워한다. 그래서 자주 찾아와 돌봐 주기도 하는데 어느 날은 유도를 계속할 수 있는 방안으로 패럴림픽을 권유한다.

까칠한 두영의 이라는 사람을 만나는 이수현은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에게 두영의 장애인올림픽 출전을 같이 권유한다. 하지 만, 보통의 답지 않은 그는 이수현의 제안을 거절한다. 하지만, 조금씩 동생에게 연민을 느껴 가던 고두영은 동생과 점차 예전의 상처도 치유해 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행복이 시작될것 같은 상황에서 일이 그냥 순탄할 수는 없었다. 고두식은 젊은 나이에 스티브 잡스가 걸렸던 암에 걸리고 만다. 바로 췌장암. 심각한 상황에 이를 때까지 잘 파악이 안 된다는 그 췌장암에 걸린 은 곧 세상과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동생과도 작별을 해야 한다.

영화의 이런 전개에서 하나의 색다른 결과를 생각하게 된다. 단지 각막이식과 같은 장기 기증이 아니라 동생이 스스로 자신의 재능을 살려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 용기를 북돋워 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대목 때문에 신파 영화라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무엇보다 애초에 영화각막 손상이 아니라 시신경손상이라고 증상의 설정을 해 두었다.

왜 작가는 이런 설정을 했을까. 그것은 시각장애인 에게 중요한 것은 단지 장기 기증을 통해서 시력을 회복하는 것이 근원적인 점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장기 기증으로 시력을 회복될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생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게 된 고두식은 동생 고두영이 패럴림픽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이끈다. 사실 앞이 안 보이게 된 고두영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고두식은 학교운동장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 동생이 뛸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완전히 두 사람은 어린 날의 상처를 극복하고, 온전히 화해한다. 이 지점에서 장애에 관한 함의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 동생이 장애를 얻었을 때 적어도 고두식은 장애를 얻게 된 동생을 측은하고, 불쌍하게 봤을지 모른다. 어린 날의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입은 상처 때문에 겉으로 그것을 내색하지 않았어도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장애와 관련한 함의가 있지 않을까 싶다.

고두식은 시각장애보다 더 치명적인 췌장암에 걸려 불과 몇 개월 만에 세상을 떠야 했다. 겉으로야 건강 하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듯이 과시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곧 예정된 존재였던 것이다. 몸을 아무리 활달하게 움직이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었어도 곧 존재적 효용이 없었다. 우리는 모두 잠재된 장애인들이라는 점을 어쩌면 고두식은 극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지 모른다.
 
영화 <형> 스틸컷. ⓒ한국장애예술인협회
영화 <형> 스틸컷. ⓒ한국장애예술인협회
 
 

그러나 그가 뒤늦게 깨달은 바가 있어 동생이 자신의 재능을 살려 장애인올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경기에 나가서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비록 몸이 매우 고통스러운 상황에 이르렀는데도 말이다.

은 떠났고 시각장애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동생은 여전히 자신의 재능을 살려 삶을 영위하게 되었다. 만약 이 동생을 보호한다며 감옥을 나오지 않았다면 동생이 새로운 삶을 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어쩌면 요즘 유행하는 과 동생의 브로맨스 코드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장애의 관점에서 보면 장기 기증으로 새로운 시력을 찾아 비장애인으로 잘 살게 되었다는 빤한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점, 그것이 중요할 것이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고 평균수명의 연장에서 이는 더욱 명약관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상황에서 어떤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바람직할 것이다. 원상태에 대한 집착은 자칫 퇴행적인 행동이 될 것이며 오히려 삶을 불편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처럼 쉬운 문제일 수가 없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초빙교수, 카이스트미래세대행복위원회 위원, 제40회 방송대상 심사위원, 저서 『비욘드 블랙』, 『세종, 소통의 리더십』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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